수협중앙회가 내년부터 자산운용사를 시작으로 증권사, 캐피탈사를 인수해 2030년까지 금융지주 체제로 전환하겠다는 로드맵을 세웠다. 최근 공적자금 조기상환을 계기로 투자 여력을 확보하게 된 만큼 인수합병(M&A)을 통해 성장 속도를 끌어 올리겠다는 계획이다.
31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이양수 국민의힘 의원이 수협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수협은 내년부터 자산운용사, 증권사 등 금융사 인수를 통해 2030년까지 금융지주로 거듭나겠다는 로드맵을 수립했다. 이를 통해 현재 수협은행의 배당금에 의존하고 있는 수익구조에서 탈피하고 어업인 지원체제를 근본적으로 개선하겠다는 계획이다.
수협은 수협은행의 이익을 기초로 배당금을 받아 사업을 꾸려왔다. 하지만 그동안 은행 배당금의 활용도는 낮았다. 수협법에 따라 배당금이 공적자금 상환에만 사용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달 28일 수협은 2001년 정부로부터 지원받은 공적자금 1조1581억원 중 미상환 잔액 7574억원에 해당하는 국채를 예금보험공사에 지급하는 방식으로 공적자금을 모두 상환했다.
공적자금 굴레에서 벗어난 수협은 내년에 자산운용사를 인수하는 방안을 우선 검토하고 있다. 이후 2차 M&A를 통해 증권사와 캐피탈사를 2030년까지 인수해 금융지주 체제를 완성한다는 계획이다. 수협이 비은행 인수에 초점을 맞춘 건 은행업의 성장률과 수익성이 떨어진다는 판단에서다. 금리 사이클 변동 대응 목적도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수협 지도경제사업(비은행 자산)과 수협은행의 자산 총액(61조3468억원) 중 76.9%가 수협은행 자산이다. 금리 상승기엔 수협의 이익이 커지지만 금리 하락기엔 순익 감소가 불가피하다. 그러나 비은행 계열사가 있으면 금리 변동과 관계 없이 비교적 안정적 수익을 얻기 수월하다.
수협은 조만간 금융사 인수의 적기가 올 것으로 보고 있다. 수협은 “최근 금융환경이 M&A 관점에서 비은행의 기업가치 거품이 제거돼 싼 가격에 인수 가능한 시기가 도래하고 있다”고 밝혔다.
임송수 기자 songst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