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규 “김용에 넘긴 돈, 경선자금으로 알았다”

입력 2022-10-29 04:06
뉴시스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휴대전화 클라우드 비밀번호를 제공함에 따라 검찰의 불법 정치자금 수사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유 전 본부장은 클라우드 자료에 대한 질문에 “제가 어떻게든 소명할 수 있는 내용들, 진실에 입각해서 필요한 내용들을 다 제공하겠다는 의지로 생각하시면 된다”고 말했다. 김용(사진) 민주연구원 부원장에게 넘긴 돈에 대해서도 “경선자금으로 알았다”고 했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은 이날까지였던 김 부원장의 구속기간을 열흘 더 연장했다. 검찰은 대장동 사업 추진 과정과 자금 사용처 등을 묻고 있지만 김 부원장은 “돈을 받은 적이 없다”며 진술을 거부하고 있다. 객관적 증거 없이 검찰이 금품 수수를 의심한다는 게 김 부원장 측 설명이다.

이 때문에 유 전 본부장의 휴대전화 클라우드 자료가 수사의 열쇠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해당 클라우드에는 대장동 사업 전반에 대한 자료가 담긴 것으로 추정되는데, 검찰은 최근 유 전 본부장으로부터 비밀번호를 받아 자료를 분석 중이다.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재판을 받으러 나온 유 전 본부장은 이날 ‘클라우드 안에 무슨 자료가 있느냐’는 질문에 “저도 모른다”면서도 “제가 휴대전화 이런 걸 잘 지켰어야 하는구나, 나한테도 굉장히 중요한 거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유 전 본부장은 ‘김 부원장에게 돈을 넘길 때 대선 자금으로 쓰일 걸 알았느냐’는 질문에는 “경선 자금으로 알았다”고 답했다. 정진상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과 김 부원장도 참여한 것으로 알려진 텔레그램 (단체대화방) ‘정무방’에서 친목 외에 정책 결정도 이뤄졌다는 취지의 답변도 내놨다.

향후 수사는 김 부원장 등의 추가 자금 수수 여부와 돈의 사용처를 확인하는 데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화천대유 대주주인 김만배씨를 상대로도 불법 정치자금을 제공했는지 추궁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2월 유 전 본부장이 김씨에게 거액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검찰은 이 또한 김 부원장과 관련이 있는지 따져볼 것으로 보인다.

임주언 기자 e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