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있는 휴일] 남부의 역사

입력 2022-10-27 20:34 수정 2022-10-27 21:27

전쟁 전에 그들은 행복했다, 그가 말했다,

우리 교과서를 인용하면서. (졸업반 대상

역사 수업이었다.) 노예들은 주인의 보살핌 아래

더 잘 입고, 더 잘 먹고, 더 나은 삶을 살았다.

나는 페이지의 흐릿한 글자들을 바라보았다. 아무도

손 들지 않았다, 아무도 반대하지 않았다. 나 조차도.

진도가 늦었다; 시험 전에 배워야 할 분량이,

우린 아직 재건 시대도 공부 못 했고, 또-다행히도-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를 보는 세 시간 수업이 있었다.

옛 남부의, 선생님이 말했다, 역사야-

그때 그 시절 어땠는지를 진실되게 잘 보여주지.

화면에는 노예가 하나 서 있었다 실물처럼: 커다란 입,

둥그렇게 뜬 충혈된 눈, 우리 교과서의 씩 웃는 증거-우리 선생님이

수호했던 거짓말. 조용히 침묵하며, 나도 그렇게 했다.

-나타샤 트레스웨이 시집 ‘네이티브 가드’ 중

아프리카계 미국 시인 나타샤 트레스웨이(56)의 2007년 퓰리처상 수상 시집이 번역돼 나왔다. 그는 자신이 태어난 남부 미시시피주에 묻혀진 흑인들의 역사를 시로 써왔다. 역사 수업 시간을 묘사한 이 시에서 교과서가 가르치는 역사를 “우리 선생님이 수호했던 거짓말”이라고 비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