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경제성장률 0.3% 마이너스 우려는 떨쳤다

입력 2022-10-28 04:06

올해 한국 3분기 경제성장률이 0.3%로 집계됐다.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로 민간 소비가 늘어났고 반도체 등을 중심으로 설비 투자가 증가해 최악의 마이너스 성장 우려를 떨쳤다. 하지만 글로벌 경기 침체에다 기업 자금 조달난까지 겹치면서 향후 성장률은 이보다 더 둔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27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전 분기 대비 0.3%를 기록하면서 올 들어 3분기 연속 0%대를 나타냈다. 2020년 3분기 이후 9개 분기 연속 ‘플러스 성장률’을 보이고 있지만 앞으로는 성장세를 이어가기 어려워졌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3분기는 민간 소비와 설비 투자가 각각 1.9%, 5.0% 증가한 덕분에 마이너스 성장률을 면했다. 문제는 앞으로 고물가와 고금리 현상 등 영향으로 민간 소비가 위축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게다가 설비 투자는 최근 기업 돈줄이 막히면서 더 늘어나기 어려운 상황이다.

무역수지 적자가 누적되고 있는 점도 문제다. 수출보다 수입이 더 크게 증가하면서 순수출이 GDP를 1.8% 포인트 끌어내린 것으로 분석됐다. 주요 수출 대상인 미국과 중국, 유럽 경기가 동시에 위축된 데다 글로벌 IT 경기 부진까지 겹친 점도 향후 경기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실질 GDP는 0.3% 늘었지만 실질 국내총소득(GDI)은 1.3% 감소했다. 반도체 등 수출품 가격보다 원유 등 수입 가격이 전반적으로 더 높았기 때문이다. 9월 순상품교역조건지수(83.47)는 전년 대비 9.9% 떨어지는 등 18개월 연속 하락세를 나타냈다. 지난 7월 기록한 역대 최저치(82.71) 다음으로 낮은 수준이다. 순상품교역지수는 상품 하나를 수출해 받은 돈으로 얼마나 많은 상품을 수입할 수 있는지 나타내는 지표다.

황상필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산술적으로 4분기 성장률이 소폭 마이너스나 플러스 범위에 있다면, 연간 성장률이 한은 전망치 2.6%를 달성할 수 있다”면서도 “수출이 줄어드는 등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