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을 품은 아이들 <58>] 시각 장애에 척추측만증까지… “수술 잘돼 똑바로 설 수 있었으면”

입력 2022-10-28 03:01
시각 장애와 척추측만증으로 고통 받는 연주가 해맑게 웃고 있다. 밀알복지재단 제공

연주(가명·11)는 시각 장애인이다. 태어날 때부터 시력 상태가 나빴다. 연주가 세상에 나온 지 사흘째 되던 날, 의료진은 연주의 어머니인 김수연(가명·45·여)씨에게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아이가 영영 앞을 보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미혼모였던 김씨에겐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었다. 부산에 살던 김씨는 젖먹이 아이를 데리고 서울의 대학병원으로 향했다. 다행히 시신경이 살아있으니 아이가 좀 더 크면 수술을 해보자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리고 8개월쯤 흐른 뒤 연주는 오른쪽 눈에 각막 이식 수술을 받았다. 세 살이 됐을 때는 왼쪽 눈에도 각막을 이식했다. 하지만 수술은 큰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김씨는 27일 국민일보와 통화에서 “수술 직후에는 사물을 얼마간 식별하는 게 가능했으나 지금은 아니다”며 “오른쪽 눈은 거의 보이지 않고 왼쪽 눈으로는 희미하게 색깔만 구분할 수 있다”고 전했다.

연주는 앞을 거의 볼 수 없는 아이지만 무럭무럭 성장해 현재는 부산의 한 맹아학교 5학년에 재학 중이다. 하지만 김씨 가족의 고난은 여기서 끝난 게 아니었다. 연주는 2년 전부터 척추측만증으로 고통받고 있다. 현재 연주의 척추는 왼쪽으로 50도 정도 기울어진 상태다. 김씨는 “각막 이식 수술을 다시 받아야 할지 고민하던 시점에 척추측만증 판정을 받게 됐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연주는 내년 초 척추 수술을 받을 예정이다. 하지만 김씨는 수술비를 감당할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김씨는 부산의 한 미용실에서 ‘보조 미용사’로 일하면서 한 달에 100만원을 번다. 연주 앞으로 나오는 장애수당은 매달 17만원이다. 하지만 이 돈으로는 생활비를 감당하기에도 버겁다.

모녀는 부산 동래구의 한 빌라에 사는데 감당해야 할 월세가 45만원이나 된다. 연주의 통학 문제 탓에 구입한 자동차 할부금으로도 매달 38만원이 나가고, 재활 치료비로도 한 달에 20만원 넘는 돈을 지출하고 있다.

김씨는 “가장 힘든 것은 금전적인 부분”이라며 “의식주만 간신히 해결하면서 살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교회에 갈 때마다 하나님께 항상 기도해요. 연주가 건강하게만 자랄 수 있게 도와달라고요. 아이가 수술을 무사히 받을 수 있도록 하나님이 저희 연주를 꼭 지켜주셨으면 해요.”

◇‘기적을 품은 아이들’ 성금 보내주신 분 (9월 28일~10월 25일/단위: 원)

△무명 정선호·김정희 김병윤(하람산업) 20만 △최원철 김무열 조동환 강선희 정성은(김준민) 천동명 이경복 10만 △정연승 박성규 정인경 안길미 박경희 연용제 장경환 정호인 황의선 조병열 조점순 5만 △김인수 장남숙 이정자 주경애 오군숙 김정열 김광미 임순자 3만 △장영선 정명순 정인숙 나철균 2만 △주보라 김숙희 김명래 여승모 김인숙 신기연 생명살리기 1만

◇일시후원 : KEB하나은행 303-890014-95604 (예금주 : 사회복지법인밀알복지재단)
◇후원문의 : 1600-0966 밀알복지재단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