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두 아들 살해 후 “죽어있다” 신고… 결국 범행 자백

입력 2022-10-27 04:06
아내와 두 아들을 살해한 혐의로 체포된 40대 가장 A씨가 26일 경기도 광명경찰서에서 시흥경찰서로 압송되고 있다. A씨는 전날 광명시 한 아파트에서 아내와 두 아들을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로 체포됐다. 연합뉴스

경기 광명시의 아파트에서 세 모자가 흉기에 찔려 숨진 사건은 피해자들의 남편이자 아빠인 40대가 벌인 소행으로 드러났다.

경기 광명경찰서는 26일 살인 혐의로 A씨를 긴급체포했다. A씨는 전날 오후 8시쯤 광명시 소하동 아파트에서 40대 아내와 10대 아들인 중학생, 초등학생을 흉기로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A씨가 범행 전 아내와 부부싸움을 한 뒤 이 같은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다. A씨는 다툼 후 아내가 잠시 외출하자 두 아들을 먼저 살해하고, 5분여 뒤 집에 돌아온 아내도 살해한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오후 6시 30분쯤 광명경찰서에서 유치장이 있는 시흥경찰서로 이송되면서 계획범죄 여부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네”라고 답했다. 그는 눈물을 흘리면서 “죄송하다” “처벌받겠습니다”고 답했다. 그는 경찰조사에서도 “며칠 전부터 범행을 계획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범행 전 CCTV가 있는 1층 출입구를 통해 일부러 밖으로 나가는 모습을 노출한 뒤 사각지대인 아파트 뒤편 쪽문으로 몰래 들어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됐다. 이어 인근 PC방으로 가 2시간가량 있다가 CCTV가 있는 곳을 통해 오후 11시 30분쯤 귀가했다. 그는 이후 “외출 후 집에 돌아오니 아이가 죽어있다”며 119에 신고했다.

경찰은 이날 오전 아파트 주변에서 범행에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는 흉기와 버려진 옷가지 등을 발견했다. 경찰은 CCTV 분석 결과 이 옷이 A씨가 외출할 때 입었던 남방·청바지와 동일하고, A씨가 귀가할 때는 다른 옷을 입고 있는 점을 추궁한 끝에 자백을 받아냈다고 밝혔다.

1년여 전 회사를 그만둔 뒤 별다른 직업 없이 지내던 A씨는 최근 들어 아내와 자주 다퉜고, 이혼 문제 등으로 갈등을 빚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광명=강희청 기자 kangh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