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강원도는 왜 감사·수사 않나” 레고랜드 사태에 역공

입력 2022-10-27 04:08
이재명 대표를 비롯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과 당직자 등이 26일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민생파탄·검찰독재 규탄대회'를 열고 있다. 이 대표는 "국가적 위기를 외면하고 국가 역량을 야당 탄압과 정치 보복에 허비하는 것은 죄악"이라고 비판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재명 대표를 겨냥한 검찰 수사를 두고 윤석열정부와 전면전을 선언한 더불어민주당은 26일 레고랜드 사태와 민생 위기 등을 고리로 정부·여당을 향해 전방위적 공세를 펼쳤다.

이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강원도의 레고랜드 채무불이행으로 채권시장 혼란이 초래된 데 대해 “감사원과 검찰, 경찰은 왜 강원도를 감사·수사하지 않느냐”고 비판하며 민주당 차원의 진상조사단 발족을 지시했다.

이 대표는 “엉터리 정책을 하는 김진태 강원지사도 문제지만 정부가 이걸 방치하고 심각한 상황이 될 때까지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참으로 놀랍다”며 “무능·무책임·무대책, ‘3무 정권’의 본모습을 적나라하게 드러낸 대표적 사례”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감사원은 수없이 많은 어처구니없는 감사를 하면서 강원도의 조치에 대해서는 왜 감사하지 않고, 검찰·경찰은 왜 수사하지 않느냐”며 “만약 이재명의 경기도가 지급 보증해서 의무 부담하고 있는데 공무원을 시켜서 ‘지급하지 마라, 그냥 부도내자’고 했다면 직권남용으로 바로 수사했을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이 대표는 “정부 상황이 국제통화기금(IMF) 사태 발생 당시의 정부 모습과 너무 닮아 있다”며 “어떻게 되겠지 하고 방치하고 있다가 결국은 심각한 위기를 맞게 됐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이 대표의 지시에 따라 ‘김진태발 금융위기 진상조사단’을 꾸려 실태 파악 및 정부 책임 규명에 나서기로 했다. 진상조사단장을 맡은 김종민 의원은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사태가 단순히 강원도의 행정조치 결함 차원으로 끝나지 않아 국정 전반에 관한 조사가 필요하지 않을까 예상된다”며 “필요시 국정조사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이날 ‘김진태 사태 자금시장 위기 대응 토론회’와 ‘민생파탄·검찰독재 규탄대회’를 잇따라 열며 대정부 공세에 화력을 집중했다.

국회 본청 앞에서 열린 규탄대회에는 민주당 의원들과 지역위원장, 당직자, 당원 등 1200여명이 총집결했다. 이들은 ‘검찰독재 규탄한다’ ‘민생파탄 못살겠다’ 등이 적힌 손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쳤다.

이 자리에서 이 대표는 “안보가 위태롭고 민생경제는 파탄 지경인데 국가를 책임지고 위기를 수습할 정부·여당은 대체 어디서 뭘 하고 있는 것이냐”며 “참으로 한심한 정권 아니냐”고 규탄했다. 이 대표는 또 “위기 속에서도 정부는 정치검찰을 앞세워 공안통치로 야당을 탄압하고 전 정부를 공격하는 데 역량을 소진하고 있다. 이는 죄악”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국민을 향해 “정치가 아니라 지배만, 통치만 일삼는 이 정권에 반드시 엄중한 책임을 물어 달라”고 촉구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가 앞서 제안한 ‘대장동 특검’과 관련해 “법안을 만드는 작업이 막바지 단계”라며 “(정부·여당에 유리한 상설 특검이 아닌) 일반 특검 형태로 가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안규영 김승연 기자 ky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