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학생의 기초학력을 보장하기 위한 제1차 기초학력 보장 종합계획(2023∼2027)이 지난 11일 발표됐다. 올해 3월 시행된 기초학력보장법에 따라 교육부는 관계부처 및 시도교육청과의 협의, 기초학력보장위원회 심의를 거쳐 종합계획을 마련했다.
사실 학력향상형 창의경영학교 등 학생의 학습 결손을 해소하고, 기초학력 향상을 지원하기 위한 정부의 다양한 정책적 노력은 이전에도 있었다. 이전과 비교해 이번 종합계획에는 눈에 띄는 몇 가지 주목할 만한 내용이 포함돼 있다.
무엇보다도 컴퓨터 기반의 고도화된 진단 도구와 이에 기반한 촘촘한 맞춤형 학습지원 방안들이 눈에 들어온다. 이번 종합계획에서는 기초학력 진단검사 및 학업성취도 자율평가에 희망하는 학생과 학교가 자율적으로 참여하도록 했으며, 두 개의 결과와 연계해 보다 정확한 기초학력 진단이 이뤄지도록 했다. 특히 온라인 기반의 기초학력진단·보정시스템을 구축해 초1~고1 학생들이 가정과 학교에서 언제든지 기초학력 수준을 진단하고 부족한 부분을 학습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이런 참여의 자율성은 우리 모두가 소망하는 소중한 가치다. 더불어 기초학력 향상을 위한 교육의 공공성을 담보할 수 있는 책무성도 놓쳐서는 안 될 것이다.
학습의 결과는 복합적 요인들이 중층적으로 관여돼 나타난 것이므로 기초학력 향상을 위해서는 총체적 접근이 필요하다. 기초학력은 직접적으로는 학생의 인지적 능력과 관계되지만 동기, 정서, 태도 등 학생 개인의 심리적 요인, 그리고 부모의 지원, 교우 관계, 학교생활 등 가정과 학교의 다양한 요인이 중층적으로 함께 작용한다. 이번 종합계획에는 이런 학습 과정 및 결과의 본질적 특성을 반영한 종합적 학습지원 계획이 포함됐다.
학습지원대상 학생의 선정에서부터 기초학력 수준 및 미달 원인, 학습 유형 등을 고려해 학교와 가정, 학교와 교육청, 학교와 학교 밖 전문기관을 연결하는 학생 개인 맞춤형 지원방안이 체계적으로 제시됐다. 더불어 인공지능(AI) 기반의 개별화 학습플랫폼, 1수업 2교사(강사)제, 교사 전문성 신장 등 학생 맞춤형 개별화 수업을 위한 교수와 학습환경 구축 계획도 포함했다. 모두를 위한 기초학력 보장이라는 목표는 이처럼 다양하고 복합적인 노력이 하나의 체제 내에서 유기적으로 작동해야만 달성될 수 있다.
이번에 발표된 방안이 차질 없이 실행된다면 금방이라도 기초학력 미달 제로가 될 것 같다. 하지만 기초학력 보장 종합계획의 목표가 단순히 기초학력 미달 학생 비율을 줄이는 데 있지 않음을 유념해야 한다. 자칫 기초학력 미달 학생 비율이라는 성과 수치에 집중하다 인간으로서의 한 아이를 보지 못하는 우를 범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기초학력 보장 종합계획의 궁극적 목적은 모든 국민이 인간적 존엄을 지키며 행복한 사회적 삶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기초 역량을 갖추도록 지원하는 데 있다.
차성현 전남대 교육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