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3분기 매출 23조원 사상 최대… 영업익은 반토막

입력 2022-10-26 04:04

기아가 분기 기준으로 역대 최고 매출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도 사상 최고액을 찍을 걸로 기대됐지만, 1년 전과 비교해 반토막났다. 대규모 품질 비용이 발목을 잡았다.

기아는 25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본사에서 경영실적 컨퍼런스콜을 열고 올해 3분기에 매출액 23조1616억원을 거뒀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17조7528억원)보다 30.5%나 급증한 수치다. 전날 경영실적을 발표한 현대자동차와 마찬가지로 분기 기준으로 역대 최고 매출액이다.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 등이 개선되면서 자동차 판매가 늘었다. 기아는 올해 3분기 75만2104대를 팔았다. 전년 동기(68만4303대) 대비 9.9% 증가했다. 특히 고수익 차량의 판매비중이 늘면서 수익 구조가 개선됐다. 한국에서는 EV6와 니로 등 신차가 판매량 상승을 견인했다. 기아 관계자는 “반도체 등의 부품 수급 상황이 개선되면서 밀려있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대기 수요도 해소됐다”고 설명했다.

해외 시장의 경우 우크라이나 사태로 러시아로의 차량 판매가 막힌 게 악재로 작용했다. 다만, 러시아에 보내는 물량을 수익성이 더 높은 다른 지역으로 전환하는 식으로 방어했다. 기아는 올해 3분기 해외 시장에서 전년 대비 10.7% 증가한 61만9336대를 판매했다.


여기에 원·달러 환율이 크게 오르면서 실적 개선을 도왔다. 올해 3분기 원·달러 평균 환율은 전년 대비 15.6% 뛴 1338원이다.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면서 원가 증가 부담이 컸지만, 매출 확대가 큰 폭으로 이뤄지면서 매출원가율은 전년 대비 2.3% 포인트 오른 79.7%를 기록했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7682억원으로 1년 전보다 무려 42.1%나 감소했다. 기존 세타2 GDI 엔진 결함에 따른 문제해결 비용이 늘어난 게 원인이다. 현대차도 전날 발표한 3분기 경영실적에서 분기 최대 매출을 기록했지만 엔진 품질비용에 많은 돈을 쓰면서 영업이익이 줄었다고 밝혔다. 기아는 3분기 경영 실적에 이 엔진과 관련한 추가 충당금 1조5442억원을 반영한다고 했었다. 영업이익률도 4.2% 포인트 하락한 3.3%에 그쳤다.

일회성 비용이 영업이익을 끌어내렸지만 향후 실적을 둘러싼 전망은 긍정적이다. 우선, 그동안 발목을 잡았던 부품 수급난이 점차 개선되고 있다. 친환경차의 판매 비중이 지난해 3분기 11.2%에서 올해 16.8%로 증가한 것도 호재다. 서유럽(52.9%)에 몰렸던 전기차 판매지역도 한국(40.8%), 서유럽(38.9%), 미국(14.6%) 등 다양해졌다. 원자재 가격의 변동성이 커지고, 고금리와 인플레이션으로 구매 심리가 위축하는 건 주시해야 할 대목이다. 기아 관계자는 “전 차종과 전 지역에 걸친 강한 수요는 지속되고 있다. 친환경차와 수익성이 높은 레저용 차량(RV)을 중심으로 판매를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용상 기자 sotong20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