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2주기 추모식… 이재용 회장 승진 논의 본격화되나

입력 2022-10-26 04:03
홍라희 전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5일 경기도 수원 선영에서 열린 고(故) 이건희 회장 2주기 추모식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고(故) 이건희 회장 2주기 추모식이 25일 경기도 수원 선영에서 열렸다. 홍라희 전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겸 삼성글로벌리서치 고문, 김재열 국제빙상경기연맹 회장 등 유족이 참석했다. 유족들은 오전 10시50분쯤 도착해 30분가량 머물며 고인을 추모했다.

추모식에 재계 인사와 삼성 전·현직 사장단이 나타나 눈길을 끌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장남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회장, 차남 김동원 한화생명 부사장, 삼남 김동선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전무와 함께 모습을 보였다.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 전영묵 삼성생명 사장, 고정석 삼성물산 사장 등의 현직 사장단과 권오현, 윤부근, 신종균, 김현석, 고동진 등의 전직 사장단도 선영을 찾았다. 이 부회장과 현직 사장단 60여명은 추모식을 마친 뒤 경기도 용인에 있는 삼성인력개발원으로 이동해 이건희 회장 2주기 추모영상을 시청하고 오찬을 했다.

이날 추모식에 아들 3명과 함께 참석한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홍 전 관장과 인사를 나누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재계에서는 ‘이건희 회장 2주기’를 기점으로 이 부회장의 회장 승진 논의가 본격화한다고 전망한다. 8·15 광복절 사면으로 복권되면서 그동안 발목을 잡아왔던 사법리스크가 없어진 데다, 그룹 안팎에서 회장으로 승진해 책임경영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어서다. 재계 관계자는 “승진을 한다면 시기가 늦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단 재계에선 오는 27일에 열리는 삼성전자 이사회를 주목한다. 이사회라는 공식 절차를 거쳐 회장 자리에 앉는 게 적절하다는 이유에서다. 삼성전자 창립 기념일인 다음 달 1일 또는 이건희 회장이 회장으로 승진했던 시점인 12월 1일을 꼽는 시선도 있다.

삼성은 별도 추모행사 없이 온라인 추모관을 개설해 임직원이 방명록에 댓글 형식으로 글을 남길 수 있도록 했다. 5분43초 분량의 추모영상을 사내 통신망에 올리기도 했다. ‘오늘 우리는 회장님을 다시 만납니다’는 제목의 영상은 이 회장의 1993년 ‘제2창업 5주년 기념사’를 시작으로 업적과 경영철학을 미래, 도전, 동행, 약속이라는 4개 챕터로 구성해 소개했다.

한편 이 회장이 남긴 ‘KH 유산’은 우리 사회에 큰 공헌을 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유가족들은 한국 미술계 발전을 위해 이 회장이 평생 모은 문화재와 미술품 2만3000여점을 국가기관 등에 기증했다. 감염병 극복 지원, 소아암 희귀질환 지원 등의 의료공헌에도 1조원을 기부하는 3대 기증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