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장 점유율 1위인 넷플릭스가 정작 세금은 쥐꼬리만큼 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김승수 국민의힘 의원이 공개한 넷플릭스 코리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넷플릭스의 지난해 매출액은 6316억원으로 전년 대비 52%나 늘었다. 미국 에미상 6개 부문을 거머쥔 ‘오징어 게임’ 등 K콘텐츠들이 대박을 터트린 덕에 가입자가 100만명 이상 폭증한 데다 요금까지 올리면서 거둔 역대급 실적이다. 그러나 매출액의 81.8%(5166억원)를 본사 수수료로 송금하면서 국내에서 낸 법인세는 30억9000만원(0.5%)에 그쳤다.
2019년부터 3년간 따져보면 총 매출 1조2330억원 가운데 본사 수수료는 9591억원(77.8%)인데 국세청에 낸 세금은 고작 58억6000만원(0.5%)에 불과하다. 수수료 비중도 2019년 65.7%, 2020년 77.1%, 지난해 81.8% 등으로 갈수록 느는 추세다. 국내 매출원가 비율을 2019년 70.5%에서 2020년 81.1% 등으로 높여 영업이익률을 낮추는 방식을 썼기 때문이다. 국내 소득을 해외로 이전하지 않았다면 내야 할 세금이 3년간 500억원 이상으로 추산된다고 하니 세정 당국이 눈뜨고 국부 유출을 당하고 있는 셈이다.
K콘텐츠 흥행에 힘입어 급성장한 넷플릭스가 의무를 회피하는 행태는 글로벌 업체로서의 위상과도 맞지 않는다. 넷플릭스는 그러잖아도 국내 인터넷서비스공급자(ISP)에 망 사용료 지불도 거부한 채 소송전까지 벌이고 있다. 카카오·네이버 등 국내 콘텐츠제공사업자(CP)는 물론 아마존, 디즈니플러스 등 해외 업체들도 이용료를 내는 것과는 다른 행보에 공분을 사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30% 가까운 국내 트래픽을 점유한 구글까지 망 사용료 의무 부과를 규정한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의 반대 여론전까지 나서는 분위기다. 국회와 정부는 관련 법안의 조속한 입법 추진과 더불어 글로벌 빅테크 기업의 세금 회피 대책 등 국부 유출 방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