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응 등 의혹 '눈덩이’… ‘李 복심’ 정진상 수사 불가피

입력 2022-10-25 00:03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4일 국회에서 열린 긴급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검찰의 민주연구원 압수수색에 반발해 오전 국정감사 참석을 보류했던 민주당은 오후 국감에 복귀했으나, 25일 윤석열 대통령의 국회 예산안 시정연설은 보이콧하기로 의결했다. 국회사진기자단

정진상 더불어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을 상대로 한 수사는 성남FC 불법후원금 사건, 백현동 개발 비리 사건에 이어 대장동 민간사업자들로부터의 향응 및 증거인멸교사 의혹으로까지 확대되는 모습이다. 정 실장에 대한 수사는 곧 이재명 민주당 대표 수사의 직전 관문처럼 인식돼 왔다. 사건들 중에는 정 실장 혐의 꼬리가 잡힌 것도 있고, 과거의 의혹이 재차 점검되는 사건도 있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부장검사 강백신)는 정 실장과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 등이 대장동 민간업자들에게 부적절한 향응 접대를 받은 정황을 잡고 24일 수사 중이다. 검찰은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이 2013년 9~12월 ‘성남시 고위공무원’과 ‘성남시의원’ 등과 유흥주점을 방문, 남욱 변호사 등의 비용으로 술과 향응을 즐겼다고 위례신도시 사건 공소장에 기재했다.

이때 성남시 고위공무원은 정 실장, 성남시의원은 김 부원장을 칭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유 전 본부장은 위례신도시 사건 수사 때 검찰에 관련 진술을 했으며, 최근 언론에도 “정진상이 나하고 술을 100번, 1000번을 마셨다” “(그러면서) 술값 한 번 낸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이미 유흥 비용을 대납한 남 변호사와 해당 유흥주점 종업원이 주고받은 문자메시지 내역을 복원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해당 종업원도 불러 당시 상황을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실장은 유 전 본부장이 대장동 비리와 관련해 지난해 9월 검찰 압수수색을 받기 직전 “휴대전화를 버리라”고 시켰다는 의혹에도 휩싸여 있다. 유 전 본부장이 실제 창밖으로 휴대전화를 내던져 당시 검찰은 휴대전화를 곧바로 확보하지 못했었다. 유 전 본부장이 정 실장, 김 부원장과 마지막 통화를 했다는 사실은 추후 드러났다. 정 실장은 “평소 알던 유 전 본부장의 모습과 너무나 달라 직접 확인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통화 경위를 설명한 바 있다. 하지만 유 전 본부장은 당시 휴대전화를 버리라는 당부를 들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성남지청은 정 실장이 이 대표의 뜻에 따라 성남FC를 실질 운영했다고 본다. 당시 대표이사는 “정 실장을 이 대표의 대리인으로 알았다”고 검찰에서 진술했다. 검찰은 정 실장과 친분이 있는 직원들에게 수억원의 성과급이 지급됐고, 수차례 해외 출장 비용도 성남FC가 부담했다고 관련 공무원의 공소장에 적었다. 과거 성남시의회에서는 그가 성남시 의사결정 과정에 큰 영향력을 갖는다는 이유로 “모든 것이 ‘거기(정 실장)’를 거쳐야 하느냐”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정 실장은 대장동 사업 관련 2014년 5000만원을 받았다는 의혹 등에 대해 이날 “일고의 가치도 없는 허구 그 자체”라고 주장하는 입장을 냈다. 그는 “저는 이미 검찰·경찰의 소환에 응해 수차례 조사를 받았고, 지난달 16일에는 압수수색을 당해 핸드폰 등도 빼앗겼고 출국금지도 당했다”고 강조했다.

이경원 조민아 기자 neosar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