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륙하던 대한항공 여객기 ‘하마터면…’ 활주로 이탈 동체 파손… 인명피해 없어

입력 2022-10-25 04:06
대한항공 여객기가 24일 필리핀 세부 막탄공항에 착륙을 하다 활주로를 이탈한 뒤 바닥에 처박혀 있다. 비정상 착륙으로 바퀴와 동체 일부가 파손됐다. 인명 피해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AP연합뉴스

대한항공 여객기가 필리핀 세부에서 악천후로 착륙 중 활주로를 이탈했다. 인명 피해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한항공에 따르면 24일 0시7분쯤 필리핀 세부 막탄공항에서 A330-300 여객기(KE631)가 착륙하는 과정에서 활주로를 지나쳐 정지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여객기는 기상 악화로 완전히 착지하지 못하고, 2차례 복행 후 재차 착륙을 시도했지만 활주로를 지나쳐 수풀에 멈춰 섰다. 전날 인천공항을 출발해 세부로 향하던 여객기로 현지시간 오후 10시에 세부 공항에 도착할 예정이었다. 실제로는 도착 예정시간을 1시간가량 넘긴 오후 11시7분에 도착했다.

필리핀 소방대가 출동했으며, 현지 사고 조사기관에서 항공기 견인에 필요한 조치를 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승객들은 비행기가 멈춘 후 객실 사무장의 지시에 따라 비상탈출 슬라이드를 타고 내렸다. 승객 162명, 승무원 11명이 탑승하고 있었지만 인명 피해는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비정상 착륙으로 바퀴와 동체 일부가 파손됐다고 한다.

대한항공은 사고 발생 직후인 24일 오전 1시에 경영진 주재로 총괄대책본부를 소집했다. 필리핀 보홀행 항공편을 이용해 지원인력 4명을, 마닐라 지점에서 지원인력 3명을 보냈다. 향후 정비, 현장지원 등에 필요한 40여명을 추가로 파견할 예정이다.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은 사과문을 발표하고 “대한항공을 아껴주시는 모든 분께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 현지 항공 당국 및 정부 당국과 긴밀히 협조해 조기에 상황이 수습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

대한항공은 여객 수송을 위한 보항편을 활주로 재개 시점에 맞춰 즉시 운항할 방침이나, 재개 시점이 불투명하다. 현재 세부 막탄공항의 활주로는 한국시간으로 25일 오전 1시까지 폐쇄될 예정이나 더 길어질 가능성도 있다. 대한항공은 현지 지원을 위해 24일 오후 5시5분 인천공항에서 737-900ER 항공기를 필리핀 보홀로 보냈다. 여기에는 대한항공의 추가 지원인력 37명과 국토교통부 감독관 및 사고조사위원회 조사관 5명이 탑승했다.

한편 대한항공 KE908 항공기는 지난달 29일 영국 런던 공항에서 출발하기 위해 유도로로 이동하다 다른 항공기와 접촉하는 사고를 일으키기도 했다. 지난 7월에는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출발해 인천으로 향하던 대한항공 KE9956 여객기가 엔진 결함으로 아제르바이잔 바쿠에 비상 착륙하기도 했다.

김지애 기자 amo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