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독감+2개 바이러스 동시 확산… 현실로 다가온 ‘멀티데믹’

입력 2022-10-25 04:07
지난 11일 오후 서울 성북우리아이들병원에서 한 어린이가 독감 주사를 맞고 있다. 연합뉴스

유행주의보가 발령된 상태인 계절독감(인플루엔자)에 더해 다른 호흡기 감염병 2개가 함께 번지고 있다. 코로나19 재유행 위험이 커지는 상황에서 ‘멀티데믹’(여러 감염병 동시 유행) 우려도 커지고 있다.

정기석 국가감염병위기대응자문위원장은 24일 코로나19 특별대응단장 자격으로 개최한 회견에서 “계절독감과 사람메타뉴모바이러스, 호흡기세포융합(RS)바이러스 등의 유행이 증가하고 있다. 특히 소아·청소년층에서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 위원장은 최근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상황에 대해서도 “정체기를 벗어나고 있다”고 언급했다.

사람메타뉴모바이러스 감염증은 3년 만에 유행이 재개됐다. RS바이러스도 유행이 빨리 시작됐다. 코로나19 방역조치로 그간 감염이 줄어 면역수준이 함께 줄어든 게 원인으로 분석된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사람메타뉴모바이러스와 RS바이러스는 지난 15일까지 1주일간 입원환자가 각각 320명, 266명 발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각각 1명에 불과했던 데 비하면 확산세가 뚜렷하다. 두 질병 각각의 입원환자는 최근 한 달 새 매주 200~400명 사이다.

사람메타뉴모바이러스와 RS바이러스는 마땅한 치료제나 백신이 없다. 성인은 일정 수준 면역이 있지만 소아와 청소년은 그렇지 않다. 정 위원장은 “이런 상황에 코로나19 유행이 심화된다면 의료현장에서 혼란이 가중될 수 있다”고 했다.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하루 신규 확진자는 1만4302명으로 1주 전보다 3277명 많았다. 오후 9시까지 기준으로는 4만2316명을 기록해 35일만에 하루 확진자 4만명대로 다시 올라섰다.

자녀가 의심증상이 있다면 우선 호흡기환자진료센터나 소아·청소년과로 가야 한다. 주말이나 공휴일, 야간에는 달빛어린이병원을 이용할 수 있다. 의료상담센터에서 전화 상담을 받을 수도 있다. 생후 만 2주~9세 이하는 독감 검사 없이 치료제 투약이 가능하다. 해열제를 먹어도 열이 38도 이상 사흘간 계속되거나 경련 또는 호흡곤란이 일어난 경우, 열이 내린 지 24시간 이상 지나도 식욕부진이 계속되거나 의식이 흐릿한 경우가 모두 코로나19를 포함한 호흡기 감염병의 중증화 증상이다.

정 위원장은 국정감사에서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장소를 구분해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 완화를 시사한 데 대해 당장은 시행이 어렵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그런(의무를 해제할) 상황은 아니다. 한 3개월은 참아야 한다”고 말했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