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삶 가운데 하나님 만난다”… 다니엘기도회, 부흥운동 새 지평

입력 2022-10-26 03:05
지난해 11월 1일부터 21일까지 서울 오륜교회 주최로 진행된 다니엘기도회 현장. 서울 강동구 교회에 모인 기도회 참가자들이 찬양을 부르고 있다. 국민일보DB

온라인시대 새로운 부흥 운동

하나님은 시대마다 새롭게 역사하신다. 코로나로 온 세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을 때 하나님은 새로운 방법으로 백성을 위로하시고 회복시켜서 놀라운 부흥을 이끌고 계신다. 그 중 하나가 김은호 오륜교회 담임목사가 주도해 이끌어 가는 다니엘기도회다.

다니엘기도회는 1998년 오륜교회 평신도를 중심으로 담임목사와 교회를 위해 기도하는 작은 모임에서 시작됐다. 이 모임은 얼마 후 주변 교회에 알려지게 됐고 2013년부터 한국교회와 함께 하는 기도회로 발전했다. 이후 급속하게 발전해 2015년부터는 ‘다니엘기도회’라는 명칭 아래 1076개 교회가 교단과 교파를 초월해 모였다.

“삶의 현장에서 만난 하나님 이야기 가득”

코로나 시대를 지나며 이 기도회는 한국을 넘어 전 세계적으로 퍼지고 있으며 한국인만이 아니라 전 세계 모든 사람을 위한 기도회로 발전하고 있다. 지난해 다니엘기도회에 참여한 교회는 1만4740개 교회였다. 올해는 이미 1만5000개 교회가 등록했다.

다니엘기도회의 핵심은 생생한 하나님의 현존을 경험하게 한다는 것이다. 종교학자들은 현대사회를 ‘종교 없는 영성(SBNR·Spiritual, But Not Religious)’의 시대라고 말한다. 현대인들은 종교 교리와 의식, 제도보다 일상생활에서 영적인 것을 추구한다는 것이다. 다니엘기도회에는 삶의 현장에서 하나님을 만난 이야기로 가득 차 있다. 하지만 ‘종교 없는 영성’은 자칫 건전한 신앙에서 이탈할 가능성이 있다. 이런 잘못에 빠지지 않기 위해 다니엘기도회는 성서적 신앙에 철저하게 기초해 그 말씀이 오늘 삶 가운데 어떻게 구체화 되는지 보여 주려고 노력한다.

다니엘기도회의 주역은 하나님을 사랑하는 평범한 신자들이다. 다니엘기도회의 강사진을 볼 때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 과거 대형집회는 유명 부흥 강사들을 중심으로 진행됐다. 빌리 그레이엄이나 조용기 목사와 같은 분들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다니엘기도회 강사의 대부분은 지금까지 거의 알려지지 않았던 사람들이고, 평신도도 많다.

하지만 다니엘기도회 강사들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자신의 삶 가운데 하나님을 만난 경험이 있다는 것이다. 다니엘기도회는 유명한 부흥사의 설교를 제공하기보다 평범한 신자들의 삶 가운데서 역사하시는 하나님을 전한다.

온라인·비대면…시·공간 초월한 기도회

다니엘기도회의 특징은 새로운 매체를 잘 활용한다는 것이다. 과거 중세시대 공동체는 얼굴을 맞댈 수 있어야 했다. 하지만 온라인 시대에는 비대면 소통이 잘 이뤄진다. 다니엘기도회는 이런 새로운 문화에 적응하면서 만들어졌다. 온라인 시대는 과거에는 상상할 수도 없었던 새로운 일들을 만들어냈다. 과거 대형집회를 하려면 많은 사람이 다양한 교통수단을 이용해 넓은 장소에서 모여야 했다. 하지만 다니엘기도회는 온라인을 통해 각지에서 동시에 접속한다. 온라인이라는 새로운 매체가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는 부흥 집회의 새로운 시대를 열고 있다.

다니엘기도회의 열매는 코로나로 힘들어하는 수많은 작은 교회를 살리고 있다는 것이다. 오늘날 교회는 양극화되고 있다. 사람들은 대형교회로 몰려들고 있다. 대형교회가 다양한 방법을 통해 신자의 영적 욕구를 채워주기 때문이다. 작은 교회들은 대형교회와 경쟁할 수 없으며, 따라서 점점 더 어려워진다. 하지만 다니엘기도회를 통해 새로운 강사와 감동적인 찬양이 작은 교회에 직접 제공된다. 과거에는 이런 예배를 드리기 위해 대형교회로 이동했지만, 다니엘기도회를 통해 작은 교회도 대형교회들이 행하는 프로그램을 공유하면서 부흥의 계기를 맞이하고 있다.

한국교회 부흥의 새로운 전기 마련

다니엘기도회의 목표는 새로운 조직을 만들기보다 기존의 교회를 활성화하는 데 있다. 다니엘기도회는 복음주의적인 신학과 신앙 안에서 각 교단이 가진 다양성을 존중한다. 이 기도회에 다양한 강사들이 참여하기 때문에 특정 교단의 신학이나 목회 철학과는 다를 수 있다. 하지만 ‘본질에서는 일치를, 비본질적인 것에는 자유를’이라는 명제를 생각하며 한국교회의 연합과 일치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다니엘기도회는 예수님의 말씀처럼 기존 교회들을 위해 누룩과 같은 역할을 하려고 한다. 다양한 교회들 속에 성령의 바람을 일으켜 그들이 원래 하고자 했던 일들을 할 수 있도록 하고자 한다.

많은 사람이 지금 한국교회가 위기라고 한다. 코로나를 지나며 많은 교회가 문을 닫고 출석률이 떨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내·외 1만 5000개 이상의 교회가 같은 시간에 모여 하나님 앞에 간절히 기도하며 성령의 은혜를 사모한다면 이것은 한국교회 부흥의 새로운 전기가 될 수 있다. 에스겔 골짜기의 마른 뼈와 같은 한국교회에 성령의 새로운 바람이 불어와 뼈가 연결되고 힘줄이 생기며 살이 오르고 가죽이 덮여 하나님이 한국교회에 주신 사명을 모두 감당할 수 있게 되기를 기원한다.

박명수 서울신학대학교 명예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