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21일 제안한 ‘대장동 특검’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23일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특검 요구 자체가 속이 빤히 보이는 수사 지연, 물타기, 증거 인멸 시도”라며 ‘특검 불가’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어 “특검에 관해서는 요건이 안 된다고 보기 때문에 협상 자체를 염두에 두고 있지 않다”며 협상 가능성을 일축했다.
장동혁 원내대변인도 특검 제안에 대해 “이 대표가 수사를 막고 죄를 덮으려는 검은 속내가 훤히 들여다보이는 신의 악수(惡手)”라며 “이재명에 의한, 이재명을 위한, 이재명의 특검은 국민이 거부권을 행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무시’와 ‘야당 탄압’에 대한 윤석열 대통령의 사과가 없을 경우 25일 대통령 시정연설을 보이콧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에 대해 주 원내대표는 “시정연설은 듣고 싶으면 듣고, 듣기 싫으면 듣지 않는 내용이 아니라 국회의 책무”라며 “거대 야당과 협상을 맡은 저로서는 이런 경색 상황이 대단히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민주당이 시정연설 전까지 특검 수용 여부를 밝혀 달라고 요구했다’는 취재진 질의에 “특검은 여야가 합의할 사항”이라며 “시정연설은 내년도 예산안을 국민 앞에 보고드리고 정부의 정책 기조를 설명하는 자리”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여야가 신중하게 논의해주기를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이 대표를 향해 맹공을 가했다.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은 페이스북에서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 과정, 대선 과정에 스며든 이재명의 돈들이 누구에게 어떻게 쓰였는지 곧 드러날 것”이라며 “이재명의 시간은 끝났다. 이제 그만하시라”고 압박했다. 장 원내대변인도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이 이 대표가 대장동 게이트의 몸통이라는 작심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며 “대장동의 진실이 이 대표의 턱밑까지 왔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은 전날 서울 도심에서 열린 윤석열정부 규탄 집회도 맹비난했다. 김기현 의원은 “민주당이 탄핵이니 뭐니 돼먹잖은 국면 전환용 꼼수를 계속 쓰는 한, 회생 불능의 폐족의 늪으로 빠져들어 갈 뿐”이라며 “어리석은 짓 그만하고 이재명 탄핵이나 제대로 하기를 진심으로 충언한다”고 페이스북에 적었다. 장 원내대변인은 한 시민단체가 윤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중고등학생 집회를 예고한 것을 두고 “어린 학생들까지 이용한 거짓 선동 촛불은 광우병 시즌2”라고 반발했다.
구승은 이상헌 기자 gugiz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