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시중은행 전세자금대출 금리가 7%선을 넘겼다. 한국은행이 고물가를 잡기 위해 돈줄을 더 죄겠다는 입장이라 연내 전세대출 금리가 8%까지 오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 4대 시중은행 변동형 전세대출 금리는 전날 연 4.54~7.06%로 집계됐다. 지난 9월 말(연 4.26~6.57%) 대비 하단은 0.28%포인트, 상단은 0.49%포인트 각각 상승했다. 작년 말(연 3.39~4.8%)에 비해서는 상, 하단이 각각 0.5%포인트, 1.15%포인트나 급등했다.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현재 연 5.1~7.31% 수준이다. 지난 9월 말(연 4.51~6.81%) 대비 상, 하단이 각각 2.26%포인트, 1.15%포인트 상승했다. 고정(혼합)형 금리도 연 5.21~7.62% 수준이다.
미국 등 주요국이 긴축에 나서는 가운데 최근 강원도의 레고랜드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미상환 사태가 금융 시장 불안까지 불러오면서 시중 금리가 튄 탓이다.
이런 현상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우선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의 이달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 여파가 반영된 10월 코픽스(자금조달비용지수)가 내달 발표되면 이를 기준으로 삼는 변동형 대출 상품 금리가 치솟을 것으로 보인다.
한은 금통위는 오는 11월에도 기준금리를 인상할 공산이 크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 12일 금통위 회의 이후 “당분간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면서 구체적인 인상 폭은 오는 11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와 달러 대비 원화(원·달러) 환율 등을 보고 정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시장에서는 한은 기준금리 인상이 내년 초까지 이어져 최종 3.5~3.75%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10·11월 기준금리 인상분이 반영되면 4대 시중은행 전세·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연말 8%선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면서 “시중은행 전세·주택담보대출 금리가 8%까지 상승하는 것은 2008년 세계 금융 위기 이후 14년 만의 일”이라고 말했다.
김진욱 기자 reali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