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닫혔던 ‘여름 사역’ 80% 이상 열렸다

입력 2022-10-24 03:01

올여름 한국교회 교회학교 10곳 가운데 8곳 이상이 여름성경학교나 수련회 같은 ‘여름 사역’을 벌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코로나19 탓에 활동이 미미했던 유아부와 중·고등부의 여름 사역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팬데믹으로 위축됐던 교회학교 활동이 서서히 회복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 같은 결과는 김재우 백석대 교수가 최근 학술지 ‘기독교교육논총’에 발표한 ‘코로나19 시대의 한국교회 교육부 여름사역 동향 분석 및 만족도 조사’에 담겨 있다. 김 교수는 ㈔꿈이있는미래가 전국 교회학교를 대상으로 벌인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분석을 진행했다. 꿈이있는미래는 오륜교회(김은호 목사)가 다음세대 사역을 위해 설립한 단체로, 코로나가 퍼진 2020년부터 매년 교회학교 여름 사역을 분석한 데이터를 내놓고 있다.

조사는 지난달 초 전국 262개 교회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여름 사역 진행 여부를 묻는 문항에 “진행했다”고 답한 곳은 211곳(80.7%)으로, 지난해(27.7%)보다 53% 포인트나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팬데믹 첫해였던 2020년에는 여름 사역을 진행한 교회가 전체의 30.3%였다.


교회학교들의 여름 사역 프로그램이 무엇인지 복수로 응답하게 했을 때는, ‘여름성경학교’(79.3%) ‘중·고등부 여름 수련회’(77.7%) ‘국내 전도 및 선교’(19.5%) ‘해외 전도 및 선교’(8.2%) 순으로 나타났다.

부서별로 봤을 때 여름 사역 재개의 증가세가 가장 두드러진 곳은 유아부와 중·고등부였다. 지난해에는 부서별 여름 사역 진행 여부를 조사하지 않았기에 2020년 조사와 비교할 수밖에 없었는데, 2년 전 여름 사역을 시행한 유아부와 중·고등부 비율은 각각 20%, 43.2%였다. 하지만 올해엔 그 비율이 각각 2배 이상 급증했다. 유아부의 47.2%, 중·고등부의 86.7%가 여름 사역을 진행한 것으로 집계됐다.

주목할 만한 대목은 여름 사역을 하지 못한 교회들에 그 이유를 물은 항목이었다. ‘코로나 때문’이라고 답한 응답이 많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이런 답변을 내놓은 비율은 30%에 그쳤다. 제일 많이 언급된 것은 ‘재정과 인력의 부족’(40%)이었다.

김 교수는 23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이번 조사를 통해 교회학교의 활동이 굉장히 빠른 속도로 이전 모습을 회복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면서도 우려의 뜻을 표시했다. 팬데믹 상황에서 다양한 형태로 진행되던 여름 사역이 과거처럼 오프라인 행사만 고집하던 모습으로 회귀한 분위기여서다.

실제로 올해 여름 사역을 진행한 교회의 81.5%는 오프라인으로만 행사를 연 것으로 나타났다. 온라인으로만 진행한 교회는 7.9%, ‘온라인+오프라인’ 방법을 택한 비율은 10.6%에 불과했다.

김 교수는 “한국교회가 관행에 따라 대면 행사만 열던 과거 모습으로 돌아간 것이라면, 여름 사역이 활발하게 진행됐다는 결과만을 놓고 긍정적으로 평가하긴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