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시장 경색” 악의적 ‘지라시’ 확산… 금감원 “합동 단속” 이례적 엄정 대응

입력 2022-10-21 04:06
연합뉴스

최근 며칠간 메신저를 통해 자금시장 경색 관련 ‘지라시’가 확산하자 금융감독원이 엄정 대응을 예고했다. 개별 루머나 풍문에 대해 금융당국이 직접적으로 진화에 나서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금감원은 20일 ‘악성루머 등 허위사실 유포에 대한 단속 강화’ 보도자료를 내고 “최근 자금시장 경색과 관련하여 증권사, 건설사 부도 등 근거 없는 루머가 유포·확산되고 있다”며 “한국거래소 등과 함께 합동 루머 단속반을 구성해 집중적으로 감시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감시 대상으로는 ‘특정 기업에 대해 정확한 근거 없이 신용·유동성 관련 위기설 등을 생성·유포하는 행위’와 ‘회사채, 유동화 증권 등 채권시장과 관련해 루머를 생성·유포하는 행위’ 등이 지목됐다.

금감원이 문제삼은 ‘지라시’는 최근 며칠간 메신저를 통해 퍼진 롯데캐피탈 기업어음(CP) 관련 문건으로 추정된다. 해당 문건에는 롯데건설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상환에 어려움을 겪자 계열사 롯데캐피탈도 함께 자금줄이 말라붙었다는 내용이 담겼다. 특히 금리를 연 15%까지 올리며 CP 발행에 나섰지만 판매에 실패했다는 내용이 덧붙었다. 일부 건설사 부도설과 증권사 매각설도 함께 적시됐다. 문건에 등장한 기업들은 “사실이 아니다”며 부인했다.

금감원이 특정 루머에 반응해 보도자료를 내고 단속반을 운영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증권업계에서는 그만큼 금융당국이 현재 자금시장 냉각 상황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게 아니냐는 반응이 나온다. 증권사 관계자는 “기업투자에는 심리적 요소가 크게 작용한다”며 “당국 입장에서는 불필요하게 발생하는 시장 공포가 달갑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