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 연상시키는 네발 로봇, 공장에 배치한 까닭

입력 2022-10-21 04:07
지능형 4족 보행 로봇 ‘스폿’이 20일 울산시 남구 SK 울산콤플렉스(CLX)에서 공정별 특징을 학습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스폿’과 뱀이 기어가는 듯한 모습의 로봇 ‘가디언S’를 시설 안전점검에 투입한다. SK이노베이션 제공

SK 울산콤플렉스(CLX)에 강아지를 연상케 하는 네발 달린 로봇이 등장했다. 뱀을 닮은 로봇이 벽을 기어오르기도 한다. 안전 사각지대를 없애기 위해 SK이노베이션에서 배치한 첨단 로봇들이다.

SK이노베이션은 “근로자의 안전한 근무여건 조성과 안정적인 설비 운영을 위해 로봇개로 불리는 4족 보행 로봇 ‘스폿(SPOT)’, 뱀이 기어가는 듯한 모습의 ‘가디언S’를 도입한다고 20일 밝혔다. 스폿은 이미 가동 중이고, 가디언S는 올해 안에 배치한다.

서울 여의도 면적의 약 3배(826만㎡)에 이르는 울산CLX는 60만㎞ 가까이 되는 파이프라인이 혈관처럼 복잡하게 얽혀 있다. 이 때문에 사람이 직접 눈으로 보기 힘든 사각지대나 위험한 곳이 있다. 로봇들은 이곳에서 시설 안전을 점검하는 데 투입될 예정이다.

스폿은 시청각·인지 능력을 갖춘 데다 물건을 잡거나 옮기는 등의 물리적 임무도 수행할 수 있다. 가디언S는 자성을 지니고 있어 금속 벽과 계단도 쉽게 오르내릴 수 있다. SK이노베이션 측은 “두 로봇에 모두 카메라를 장착해 배관, 설비 틈처럼 사람이 들어가기 어려운 부분을 확인하는 데 편리하게 쓸 수 있다”며 “앞으로 울산CLX 공정들을 순회하며 가스 누출 여부 등의 안전 상태를 확인하게 된다. 사람의 감각만으로 알기 어려운 소음 및 진동 측정 등도 수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SK이노베이션 측은 기능을 고도화해 화재 초기진압, 시설물의 3차원(3D) 스캐닝과 같은 특수 분야에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서관희 SK에너지 혁신기술실장은 “지능형 로봇 투입을 계기로 울산CLX는 더 첨단화된 안전한 사업장으로 거듭나게 됐다”고 말했다.

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