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중동·겨울 월드컵… “대~한민국” 한 달 앞으로

입력 2022-10-21 04:05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주장 손흥민. 뉴시스

전 세계인의 눈과 귀를 사로잡을 지구촌 최대 스포츠 축제인 2022 카타르월드컵 개막이 21일로 정확히 30일 앞으로 다가왔다. 치열한 지역 예선을 뚫고 본선 진출에 성공한 32개국은 다음 달 20일(현지시간)부터 12월 18일까지 열전에 돌입한다.

22회째를 맞이하는 이번 월드컵은 사상 처음으로 중동 지역에서 열린다는 점과 겨울에 치러진다는 특징이 있다. 통상 월드컵 본선은 유럽 리그 휴식기인 6~7월에 열려왔지만, 카타르의 여름 기온이 최고 40도를 웃돌아 경기력을 발휘하기 어렵다는 얘기가 나왔다. 이에 국제축구연맹(FIFA)은 동계월드컵 개최를 결정했다.

물론 겨울에 열린다고 우려가 완전히 없어진 건 아니다. 11월 평균 기온도 약 25~30도 정도 되기 때문이다. 카타르는 이 같은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최첨단 스타디움 건립에 주력했다. 특히 최대한 열에너지가 경기장에 들어오지 못하도록 차단하는 공법을 사용하고, 뜨거운 공기를 찬 공기로 변화시켜 주입·유지하는 시스템을 통해 일명 ‘에어컨’ 경기장을 만들어냈다. 21도 정도의 환경에서 축구를 할 수 있다고 한다.

경기장의 규모와 환경에도 신경을 썼다. 결승전이 열리는 루사일 스타디움은 8만명까지 수용할 수 있다. 이는 아시아 최대 규모다. 한국 국가대표팀이 3경기를 치르게 되는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은 월드컵 경기장 중 처음으로 환경 보호와 자원 절감을 평가하는 ‘글로벌 지속성 평가 산정 시스템’에서 최고인 5등급을 받기도 했다.

카타르월드컵 우승 트로피. FIFA 홈페이지

사상 첫 아랍국가 대회라는 특징을 살리려고도 노력했다. 우선 아랍 전통 의상을 입은 마스코트가 등장했다. ‘뛰어난 기술을 가진 선수’라는 의미의 ‘라이브(La’eeb)’는 축구로 생기는 기쁨을 모두에게 전달하는 메신저 역할을 해주길 바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숫자 8처럼 보이는 엠블럼은 중동의 모직 목도리를 모티브로 했다.

아랍어로 ‘여행’이라는 뜻을 가진 월드컵 공인구인 ‘알 리흘라’도 카타르의 전통 건축물 양식에서 영감을 받아 디자인됐다. 자주색과 짙은 파란색은 카타르와 빨라지는 축구 경기의 속도를 표현한 것이다.

이번 대회는 역대 월드컵 중 가장 작은 면적을 지닌 개최국에서 열리는 대회이기도 하다. 카타르의 국토 면적은 1만1600㎢ 정도로 경기도와 비슷한 수준이다. 짧은 동선 안에서 모든 경기가 치러지기 때문에 접근성이 좋다는 평가는 있지만 관광객들은 ‘숙박 대란’에 시달리고 있다. 숙박시설 이용료는 천정부지로 솟은 상황이다. 이에 대회 조직위원회는 사막에 텐트를 치고 잠을 잘 수 있는 숙박시설 ‘팬 빌리지’를 만들기도 했다.

개최국 카타르는 지구촌 잔치를 벌일 준비를 마쳤다. 대회는 다음 달 20일(현지시간) 알코르의 알바이트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카타르와 에콰도르의 개막전을 시작으로 총 8개 구장에서 64경기가 치러진다. 결승전은 12월 18일 루사일 스타디움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허경구 기자 ni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