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지지율 만회용 정치 쇼”… 국힘 “국감보다 김용이 먼저냐”

입력 2022-10-20 04:05
더불어민주당 지지자들이 19일 밤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 앞에서 검찰의 민주연구원 압수수색에 항의하는 피켓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한형 기자

더불어민주당은 19일 검찰의 민주연구원 압수수색을 막기 위해 ‘결사항전’에 나섰다. 민주당 지도부는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 위치한 민주연구원에 대한 압수수색 소식이 전해지자 국정감사 전면 중단을 선언하고 의원 전원을 당사로 소집했다.

169석 거대 야당의 의원들이 속속 집결하면서 이날 오후 당사 앞은 의원과 당직자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이들은 ‘야당탄압 중단하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검찰 측 인력과 대치했다.

진성준 원내수석부대표는 당사 앞 브리핑에서 “윤석열 정권은 바닥에 떨어진 지지율을 만회하고자 ‘정치 쇼’를 벌이고 있다”며 “민주당은 야당 탄압의 일환으로 벌어지는 ‘압수수색 쇼’에 강력히 항의하고 결단코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상임위별로 ‘당사 지킴이 근무조’를 꾸렸다. 의원들이 1시간씩 교대 근무를 통해 검찰의 압수수색을 몸으로 막아내겠다는 것이다. 김의겸 대변인은 “검찰이 야간 영장까지 받아왔다”며 “이는 이런 상황을 예상하고, 대치하는 장면을 연출해 보이겠다는 의도가 다분히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긴급 심야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향후 대처 방안을 논의했다. 오후에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던 이재명 대표가 직접 당사로 나와 회의를 주재했다.

앞서 여야는 이 대표의 최측근인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위례신도시·대장동 개발 의혹’과 관련해 민간사업자들로부터 수억원대 뒷돈을 받은 혐의로 이날 검찰에 체포된 것을 두고 거친 공방을 벌였다.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페이스북에서 “이 대표가 이번에는 어떤 반응을 보일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이번에는 김용이란 사람도 잘 모른다고 할 건가”라고 따져 물었다. 이어 “이 대표는 ‘측근이라면 정진상·김용 정도는 돼야 하지 않나’라고 말한 적이 있다”면서 “그 김용이 수억원을 받은 혐의로 체포됐다. ‘정치탄압’ 같은 궤변은 늘어놓지 말고 당당하게 입장을 밝히라”고 압박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은 “국감보다 김용이 먼저고, 민생보다 방탄이 우선인 민주당의 횡포를 규탄한다”며 “김 부원장 한 사람을 살리기 위해 국감을 볼모로 삼아야 할 정도로 급박하셨냐”고 꼬집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20일 이후 국감을 거부할 경우 단독으로 국감을 진행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은 검찰이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을 회유해 허위진술을 이끌어 낸 게 아니냐며 수사의 신빙성에 문제를 제기했다. 친이재명계 한 의원은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검찰이 유 전 본부장을 회유해 허위진술을 이끌어 내려는 노력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다시 공안 정국이 부활하고 검찰의 무리한 기소와 상당한 공작이 진행되고 있는데, 종국엔 엄청난 국민적 저항을 받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대표 측 핵심 인사도 “검찰의 증언 조작 수사이기 때문에 진실은 법정에서 밝혀질 것”이라고 말했다.

최승욱 정현수 김승연 기자 apples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