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 내에서 때아닌 한동훈 법무부 장관 ‘총선 차출론’이 대두되고 있다. 높은 인지도와 중도층에 소구하는 이미지를 지닌 한 장관을 내후년 4월 총선에 ‘필승 카드’로 내세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벌써부터 나오는 것이다.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은 19일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총선 즈음에 한 장관이 한번 나서줬으면 좋겠다. 수도권을 파고들기 위한 신선한 바람이 필요하다”며 “젊고 유능하고, 우리가 가진 상식과 공정을 담은 사람이 진두지휘하는 게 맞지 않느냐”고 말했다. 김재원 전 최고위원도 SBS 라디오에서 “(한 장관이) 정치권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는 데 도움을 줬으면 한다. 아마 그렇게 되리라고 본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일각에선 한 장관에 대해 중도층과 젊은 세대가 높은 호감도를 보이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한 초선 의원은 “한 장관이 가진 스마트한 이미지가 젊은 세대와 중도층에서 먹혀들고 있기 때문에 총선에서 간판스타로 충분히 나설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지난 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법무부 국정감사에서 권칠승 민주당 의원이 ‘출마할 계획이 있느냐’고 묻자, 한 장관은 “제가 여기서 그런 말씀을 왜 들어야 하는지 모르겠지만 현재 그런 생각은 없다”며 출마설에 선을 그었다.
한 장관이 총선에 출마하려면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 회복이 전제돼야 한다는 분석도 있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MBC 라디오에서 “윤 대통령의 성공 여부가 한 장관의 정치적 미래에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 유상범 의원이 “총선 시점에 윤 대통령 지지율이 40% 이상이면 한 장관의 출마 가능성이 크다”고 한 발언에 동의를 표한 것이다.
당 일각에선 한 장관이 차기 당권부터 도전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김 전 최고위원은 “장관 된 지 얼마 되지 않아 집권당 대표 경선에 나온다면 마치 한 정파의 대표자가 법무부 장관 역할을 수행한 것처럼 보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