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18개월이나 남았는데… ‘한동훈 차출론’ 군불 때는 여당

입력 2022-10-20 04:06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지난 6일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법무부·대한법률구조공단·한국법무보호복지공단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여권 내에서 때아닌 한동훈 법무부 장관 ‘총선 차출론’이 대두되고 있다. 높은 인지도와 중도층에 소구하는 이미지를 지닌 한 장관을 내후년 4월 총선에 ‘필승 카드’로 내세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벌써부터 나오는 것이다.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은 19일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총선 즈음에 한 장관이 한번 나서줬으면 좋겠다. 수도권을 파고들기 위한 신선한 바람이 필요하다”며 “젊고 유능하고, 우리가 가진 상식과 공정을 담은 사람이 진두지휘하는 게 맞지 않느냐”고 말했다. 김재원 전 최고위원도 SBS 라디오에서 “(한 장관이) 정치권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는 데 도움을 줬으면 한다. 아마 그렇게 되리라고 본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일각에선 한 장관에 대해 중도층과 젊은 세대가 높은 호감도를 보이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한 초선 의원은 “한 장관이 가진 스마트한 이미지가 젊은 세대와 중도층에서 먹혀들고 있기 때문에 총선에서 간판스타로 충분히 나설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지난 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법무부 국정감사에서 권칠승 민주당 의원이 ‘출마할 계획이 있느냐’고 묻자, 한 장관은 “제가 여기서 그런 말씀을 왜 들어야 하는지 모르겠지만 현재 그런 생각은 없다”며 출마설에 선을 그었다.

한 장관이 총선에 출마하려면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 회복이 전제돼야 한다는 분석도 있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MBC 라디오에서 “윤 대통령의 성공 여부가 한 장관의 정치적 미래에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 유상범 의원이 “총선 시점에 윤 대통령 지지율이 40% 이상이면 한 장관의 출마 가능성이 크다”고 한 발언에 동의를 표한 것이다.

당 일각에선 한 장관이 차기 당권부터 도전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김 전 최고위원은 “장관 된 지 얼마 되지 않아 집권당 대표 경선에 나온다면 마치 한 정파의 대표자가 법무부 장관 역할을 수행한 것처럼 보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