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수박’ 이어 ‘갈치’ 논쟁… ‘이재명 방산주’ 놓고 내홍

입력 2022-10-20 04:07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9일 서울 63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임동원 한반도평화포럼 명예이사장 자서전 출판기념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대선 직후 방위산업체 주식을 매입한 것을 두고 당내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전재수 민주당 의원이 이 대표를 공개 비판한 뒤 일부 친명(친이재명)계 의원 및 지지자들의 표적이 됐고, 이에 전 의원을 옹호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비명(비이재명)계에 속하는 이원욱 민주당 의원은 19일 페이스북에서 “전 의원의 발언에 대해 ‘개딸(개혁의 딸)’들의 비난이 많다”며 “개딸들께서 자제하는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앞서 전 의원은 17일 B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 대표의 방산주 매입 논란에 대해 “지지했던 숱하게 많은 사람이 뉴스도 못 보고 널브러져 있는데 혼자 정신 차리고 주식 거래를 한다?”며 “사익에 해당하는 주식 거래는 대한민국 전체 공익을 내걸고서 했던 분을 지지했던 사람들에게 실망스러운 측면이 분명히 있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안민석 민주당 의원은 “제 식구 잡아먹는 갈치 정치인”이라고 비판했고, 이 대표의 열성 지지층은 전 의원에게 문자 폭탄을 쏟아냈다.

이 의원은 “당에 성역이 있어선 안 된다. 진정한 리더를 키우는 건 비판과 격려”라며 개딸들을 향해 “우리가 정권을 빼앗긴 이유가 무엇인지 정말 모르는 건가”라고 따져 물었다.

조응천 민주당 의원도 19일 SBS 라디오에서 “이런 얘기(전 의원 발언)도 못하면 그게 무슨 민주 정당이냐”며 “전 의원이 (굶주리면 제 꼬리를 뜯어먹는) 갈치라면 안 의원은 완전 대왕 갈치”라고 쏘아붙였다. 민주당 원로인 유인태 전 국회사무총장도 CBS 라디오에서 “(이 대표의 방산주 매입) 시점이 실망스럽다고 한 정도의 얘기는 많은 지지자의 가슴에 와 닿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관련 공판이 시작되면서 ‘당대표 사법 리스크’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비명계 사이에서 조금씩 흘러나오고 있다.

한 재선 의원은 “당대표 선거 이후 한동안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를 얘기하는 사람이 없었는데, 요즘 들어 사석에선 많이들 걱정한다”고 말했다. 다른 수도권 의원도 “막상 재판이 시작되는 걸 보니 총선 때까지 이렇게 재판·수사만 방어하면서 끌려가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커진다”고 우려했다.

반면 친명계 한 중진 의원은 “공직선거법 위반이나 성남FC 후원 문제 등은 법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기 때문에 사법 리스크가 이 대표의 리더십에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안규영 오주환 기자 ky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