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에 힘입어 패션시장이 기지재를 켠다. 가을·겨울 시즌을 앞두고 홈쇼핑 업계는 패션 자체브랜드(PB)를 잇따라 내놓고 있다. 신규 고객 유입, 수익성 강화에 효과적인 패션 PB 비중을 높여 실적 부진을 돌파하겠다는 전략이다.
롯데홈쇼핑은 지난달에 첫선을 보인 단독 패션 브랜드 ‘르블랑페이우’가 한 달 만에 주문액 60억원을 기록했다고 19일 밝혔다. TV 홈쇼핑 론칭 방송에서는 150분 동안 4만 세트가 팔리기도 했다. 코로나19 이후 단독 패션 브랜드의 론칭 사례 가운데 가장 많은 판매고다. 특히 디자이너 브랜드 ‘페이우’와 MZ세대 특화 라인을 기획하면서 2030세대 유입이 기존 단독 브랜드보다 20% 이상 높게 나타났다. 롯데홈쇼핑 관계자는 “지난해보다 단독 패션 브랜드의 상품 수를 30% 이상, 물량을 배 이상 확대해 진행했다”며 “패션 소비가 회복세에 접어들면서 자체기획 브랜드 리뉴얼, 신규 브랜드를 집중적으로 선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CJ온스타일의 패션 PB ‘더엣지’는 ‘메가 브랜드’로 성장했다. 2011년 출시한 ‘더엣지’는 지난해 연간 주문량 200만건을 돌파하며 취급금액만 약 1000억원을 기록했다. 4년 연속 TV홈쇼핑 히트상품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CJ온스타일 관계자는 “TV홈쇼핑의 주 고객층인 40대 여성을 타깃으로 패션 카테고리를 강화하고 있다”면서 “40대 여성은 플랫폼에 한 번 들어오면 충성 고객이 될 가능성이 높고 TV홈쇼핑에서 추구하는 가성비·실용성 높은 의류에 대한 선호도가 강하다”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T커머스 업체들도 패션 PB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KT알파 쇼핑은 오는 20일 첫 자체 패션 PB ‘르투아’의 출시 방송을 진행한다. ‘가성비’ 중심이던 기존 홈쇼핑 PB 브랜드에서 벗어나 프리미엄 소재를 활용해 차별화에 나섰다. 홈쇼핑 주요 고객층인 4050세대뿐만 아니라 젊은 여성층까지도 흡수할 계획이다.
신세계라이브쇼핑도 지난달에 신세계인터내셔날과 손을 잡고 첫 패션 PB ‘에디티드’를 내놓는다. 신세계백화점으로 편입 이후 신세계 패션 계열사들과의 시너지 창출에 나선 것이다. 에디티드를 시작으로 차별화된 패션 브랜드를 지속적으로 론칭할 예정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업력이 오래된 홈쇼핑 업체들뿐만 아니라 T커머스 업체들까지 자체 패션 브랜드 제작에 힘을 쏟고 있다. 브랜드 이름부터 상품 기획, 디자인, 생산까지 전 과정을 독자적으로 운영해 수익성이 높다. 최근엔 유명모델을 쓰고, 소재를 고급화하면서 차별화에 나서는 추세”라고 말했다.
정신영 기자 spiri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