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해서 기쁜 건 사실이지만, 팬들과 중요한 순간을 나누지 못한 아쉬움이 남아 있습니다. 마지막 경기에 오셔서 함께 즐기셨으면 좋겠습니다.”
17년 만에 K리그 우승을 이뤄낸 울산 현대의 홍명보 감독은 19일 울산 동구의 클럽하우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홈구장에서 열리는 우승 세리머니에 많은 팬 찾아줬으면 하는 바람을 드러냈다. 울산은 지난 16일 춘천에서 열린 강원전에서 2대 1로 승리해 조기 우승을 확정 지었는데, 우승 세리머니는 23일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진행된다.
홍 감독은 2년 연속 준우승에 그친 김도훈 감독의 후임으로 울산을 맡았다. 부임 첫해인 지난 시즌은 막판 뒷심 부족으로 준우승에 머물렀다. 하지만 부임 2년 차는 달랐다. 리그 초반부터 승점 차를 벌리더니 조기 우승을 거뒀다. 이동경 이동준 오세훈 등 핵심 선수가 빠진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모습을 보인게 고무적이었다.
홍 감독은 “지난해 이 시기에 아픔이 있었다. 나 역시 처음 느껴본 감정이었다”며 “비록 속은 상했지만 실망하지 않았다. 언제가 목표를 이룰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섰었다”고 회고했다.
향후 목표에 대해선 “투자는 성적과 비례되지만 단순히 좋은 선수, 비싼 선수를 데려오는 것에서 방법을 달리하고 싶다”며 “팀을 위해, 팀의 일원으로 어떠한 역할을 해야하는 지 잘 아는 선수들을 모아서 다시 한번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홍 감독은 이 자리에서 팀의 핵심 역할을 한 주장 이청용이 최우수선수(MVP)를 수상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1년 동안 전체적 경기력을 봐야한다”며 “이청용은 필요한 시기에 굉장히 큰 역할을 했다. 당연히 그가 받아야 한다”고 지원사격했다.
이청용은 “아직까지 우승했다는 것이 실감나지 않는다”면서도 “울산에서 3번째 시즌인데, 한 경기 남은 상황에서 우승을 확정할 수 있어 기쁘다. 마음의 짐도 덜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이번 우승을 계기로 더 많은 트로피를 들어올릴 수 있는 팀으로 거듭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허경구 기자 ni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