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국가 칸다크의 백성들은 권력을 향한 끝없는 욕심을 가진 왕 때문에 노예처럼 살아간다. 악마의 힘을 담은 ‘사박의 왕관’을 만들기 위해 왕은 백성들에게 밤낮 없이 희귀 금속 이터니움을 채취하도록 하고, 자유를 꿈꾸던 테스 아담(드웨인 존슨)은 신의 능력을 갖게 되지만 영원의 바위 아래 봉인된다.
5000년을 잠 자던 아담은 인터갱의 눈을 피해 왕관을 찾아다니던 아드리아나(사라 샤이)의 외침으로 깨어난다. 칸다크를 지배하는 무력 군사조직 인터갱을 박살내며 영웅으로 떠오른 그의 앞에 히어로 군단인 저스티스 소사이어티가 나타난다.
닥치는대로 박살내는 폭주기관차같은 아담에게 제동을 걸기 위해 중력을 거스르는 N번째 금속 수트를 장착한 호크맨(알디스 호지), 분자 구조를 변형해 자신의 몸 크기를 조절하는 아톰 스매셔(노아 센티네오), 바람을 조종하는 소녀 사이클론(퀸테사 스윈들), 마법사 닥터 페이트(피어스 브로스넌)가 뭉쳤다. 아담은 이들의 도움을 받아 진정한 히어로로 거듭날 수 있을까.
영화 ‘블랙 아담’은 DC 유니버스 사상 최고의 힘을 가진 히어로의 탄생을 그렸다. 19일 개봉한 영화는 화려한 볼거리를 선사한다.
할리우드 최고 액션 배우 드웨인 존슨과 히어로 군단이 선보이는 액션은 통쾌한 액션을 기다려 온 팬들의 기대를 충족시킨다. 블랙 아담은 쏟아지는 총알에도 끄떡없다. 누구보다 빨리 날아다니고 맨손으로 비행기 날개를 내려치며, 번개를 쏴 거대한 암석을 단숨에 깨부순다.
실감 나는 액션을 보여주기 위해 특수효과팀은 드웨인 존슨을 태운 채 전 방향으로 이동 가능한 무선 조종 카트를 개발했다. 공중부양신을 위해 100대의 카메라로 드웨인 존슨을 촬영한 뒤 컴퓨터그래픽(CG) 작업을 거쳤다. 굴곡이 큰 드웨인 존슨의 몸을 잘 드러낼 수 있는 초경량 히어로 수트도 특별 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대와 현대의 칸다크 풍경을 만들기 위해 세밀한 3D 작업도 더해졌다.
칠순이 가까운 나이에 처음 히어로 연기를 선보이는 ‘꽃중년’ 피어스 브로스넌도 눈길을 끈다. 브로스넌은 누구도 막을 수 없는 괴력의 히어로 블랙 아담을 막는 닥터 페이트로 변신했다. 저스티스 소사이어티의 창립 멤버이자 대마법사인 그는 “블랙 아담, 그 힘을 통해 뭘 얻었나”라는 의미심장한 질문을 던진다.
저스티스 소사이어티가 블랙 아담을 잡아 가두려 했던 이유, 인터갱의 괴롭힘을 당하던 칸다크 사람들을 도와주지 않았던 내막에 대해 자세한 설명이 없는 점은 아쉽다. 하지만 공들인 볼거리와 곳곳에 담긴 유머는 긴 러닝타임을 지루하지 않게 해준다. 닥터 페이트와 아드리아나가 던지는 질문들에 대한 답은 생각해볼 만하다.
선과 악의 기준은 뭘까. 악을 응징하기 위해 어떤 희생도 불사하는 블랙 아담은 선과 악의 경계에 서 있다. 선택은 오롯이 그의 몫이다. DC 팬이라면 충분히 반가워할 쿠키 영상이 1개 있다. 러닝타임 125분.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