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 여객이용료, 국제선 최대 5000원 인상 추진

입력 2022-10-20 04:05
7일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에서 베트남 다낭으로 향하는 공항 이용객들이 출국 수속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20년째 그대로인 공항 여객이용료를 인상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항공권에 포함돼 승객이 내야 하는 여객이용료는 김포공항 기준 국내선 4000원, 국제선 1만7000원이다. 해외 공항과 비교하면 4~5배 저렴한 수준으로 현실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공항공사는 국제선 기준 최대 5000원 인상을 기대하고 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홍기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9일 공개한 자료를 보면 한국공항공사의 여객이용료는 2003년 이후 지금까지 동결되고 있다. 항공수익은 항공기 이착륙 시 항공사로부터 받는 착륙료와 조명료 등 시설 사용료와 승객의 공항이용료로 구분된다. 공사는 해외 공항의 여객이용료 수준을 고려해 국내선은 1000원, 국제선은 3000~5000원가량 인상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실제 해외 공항의 여객이용료와 비교하면 국내 공항의 이용료는 낮은 수준이다. 일본 하네다공항은 국제이용료가 2만5930원이고, 암스테르담 스히폴공항은 2만3930원, 런던 히스로공항은 8만3920원을 부과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워낙 오랫동안 이용료가 동결되다 보니 인상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는 형성돼 있다”며 “고물가 등 어려움이 있지만 적절한 시기에 단계적으로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설 사용료 역시 2007년 이후 그대로다. 시설 사용료로 받은 비용이 공항 시설 투자나 유지보수를 위한 비용에 미치지 못해 생기는 적자도 불어나고 있다. 2019년 기준 한국공항공사는 착륙료로 774억원의 수익을 냈지만 활주로 재포장 등 유지보수 비용은 1247억원으로 원가 회수율이 62%에 불과했다. 정류료와 조명료도 원가 회수율이 75%대에 그쳤다.

김포공항이나 인천공항의 시설 사용료는 해외 공항과 비교했을 때도 적다. 나리타공항의 이착륙료는 715만8000원, 정류료는 81만8000원인 데 비해 인천공항은 각각 341만4000원, 10만7000원에 그쳤다.

한국공항공사와 인천국제공항공사는 2020년 3월부터 올해 말까지 코로나19로 인한 항공업계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시설 사용료를 감면 중이다. 착륙료를 각각 20%, 10% 감면하고, 정류료·계류장 사용료 전액을 감면하는 등 지난 2년간 2599억원을 지원했다.

홍 의원은 “낮은 사용료는 결국 공사가 지나치게 임대수익에 의존하는 결과를 가져온다”며 “최악의 경우 자본잠식으로 세금 투입까지 우려되는 만큼 사용료의 현실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세종=심희정 기자 simci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