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전자금융사고 최근 6년간 400건 넘어

입력 2022-10-20 04:08
지난 15일 오후 화재가 발생한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삼평동 SK 판교 캠퍼스 A동 앞에서 스마트폰 다음 애플리케이션에 오류 메시지가 표시되고 있다. 이 불로 카카오톡, 포털사이트 다음 등 통신 장애가 발생했다. 연합뉴스

지난 15일 카카오 먹통 사태로 카카오뱅크를 비롯한 금융 계열사 다수가 서비스 장애를 일으킨 가운데 최근 6년간 은행권에서 발생한 전자금융사고가 400건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28건은 서비스 장애 기간이 만 하루를 넘겼는데 피해 복구에 1개월이 넘게 걸린 경우도 있었다.

19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양정숙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7년부터 2022년 7월까지 국내 인터넷전문은행과 시중은행, 특수은행 13곳에서 발생한 전자금융사고는 총 421건으로 집계됐다. 이 기간 인터넷은행 중에서는 카카오뱅크가 52건으로 가장 많았다. 시중은행에서는 우리은행(72건), 특수은행 중에는 KDB산업은행(32건)이 가장 많은 전자금융사고를 냈다.


은행권 전자금융사고는 2017년 68건에서 2018년 107건으로 57.3% 증가했다가 2019년 54건으로 절반 가까이 감소했다. 하지만 2020년에는 67건, 2017년에는 76건으로 다시 증가하는 추세다. 올해는 7월까지 49건을 기록해 지난해에 비해 증가 폭이 크다.

은행권 전자금융사고 421건 중 피해 복구에 24시간 이상 걸린 경우는 28건이었다. 우리은행이 12건으로 가장 많았고 하나·NH농협은행(각 3건), 카카오뱅크·KB국민은행·씨티은행·Sh수협은행(각 2건) 순이었다.

피해 복구에 10일 이상 걸린 전자금융사고도 6건이나 됐다. 이 중 우리은행의 경우 2018년 정보 유출로 인한 인터넷 뱅킹 대량 부정 접속 피해를 복구하는 데 33일이나 걸려 역대 최장기간으로 기록됐다. 하나은행도 2017년 프로그램 오류로 금리가 제대로 감면되지 않는 사고가 일어나면서 복구하는 데 27일을 썼다. 카카오뱅크는 2020년 후불 교통 카드 기능 사용 불가 피해를 복구하는 데 16일을, Sh수협은행은 지난 6월 지급 이자 과소 계산 피해 복구에 12일을 각각 투입했다.

양 의원은 “은행이 멈추면 한국 경제 시스템이 셧다운 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면서 “전자금융사고로 인한 국민 피해가 확실히 보상되고 재발 방지 대책이 철저히 마련되도록 금융당국이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김진욱 기자 reali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