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적 ‘풍류 신학’ 큰 발자취 남기고… 신학계 원로 유동식 전 연세대 교수 별세

입력 2022-10-20 03:05

한국 신학계의 원로인 유동식(사진) 전 연세대 교수가 18일 별세했다. 향년 100세.

1922년 황해도 평산에서 태어난 고인은 연희전문학교와 일본 고쿠가쿠인(國學院) 대학 등에서 공부한 뒤 73년부터 88년까지 연세대 신학과 교수로 재직했다. 1960년대에는 토착화 신학 논쟁을 일으켜 관심을 모았으며, ‘풍류 신학’이라는 독창적 신학을 선보여 신학계에 큰 발자취를 남겼다. 한민족은 하나님으로부터 멋지게 노는 예술적 능력인 ‘풍류(風流)’의 은사를 받았다는 이론이었다.

이계준 연세대 명예교수는 19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고인에 대해 “한국적 영성이 무엇인지를 보여주며 한국 신학의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한 학자”라고 평가했다.

손원영 서울기독대 교수는 “고인은 서구 신학에 의지하던 다른 학자들과 달랐다”며 “한국 신학을 진정한 의미에서 체계화한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고인은 지난해 연세대 총장을 지낸 백낙준 박사를 기리는 용재학술상을 받기도 했다.

시신은 고인의 유지에 따라 연세대 의과대학에 기증됐다. 빈소는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에 마련됐으며, 장례예배는 20일 오전 9시 연세대학교회 루스채플에서 열린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