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찌민서 만난 프랑스, 베트남 대표 휴양지로

입력 2022-10-19 20:36
베트남 호찌민 시내에서 2시간20여분 거리에 있는 골프 코스 ‘블러프 그랜드 호짬 스트립’ 전경. 전 세계 100대 골프장으로 선정된 곳으로, 바다 전경과 자연 모래 언덕이 절묘하게 어우러진 전형적인 링크스 스타일 코스다. 한국 음식을 제공하는 클럽하우스도 있다. 더 그랜드 호짬 스트립 제공

작은 어촌 마을이었던 호찌민은 19세기 프랑스의 도시 계획으로 베트남의 가장 큰 도시가 됐다. 현재는 경제·문화의 중심지이자 ‘베트남의 영혼’으로 불린다. 시내 곳곳은 분주하고 활기를 띤다. 1883년 아르망조약 이후 프랑스 문화의 영향을 받아 지어진 건축물들은 호찌민 한복판에서 이국적인 분위기를 뿜어낸다.

노트르담 성당은 프랑스풍으로 지어진 대표적인 건축물이다. 도시에 빼곡하게 들어선 현대적인 건축물 사이 네오 로마네스크 양식의 성당이 우뚝 솟아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화려한 장식 없이 단아하게 지어졌지만 마치 성벽처럼 정교하고 웅장하다. 호찌민에서 가장 큰 성당으로, 1900년에 증축된 40m 높이의 첨탑이 솟아 있다. 외벽에 둘린 붉은 벽돌들은 고풍스러운 매력을 더한다. 성당이 건축되던 당시 프랑스에서 직접 가져온 것들이라고 한다. 내부는 스테인드글라스로 장식돼 화려하다. 호찌민 시청은 프랑스풍 콜로니얼 양식으로 지어졌다. 간소하고 실용적인 디자인이지만, 우아한 분위기를 지녔다. 중앙우체국도 19세기 말 프랑스 식민지 시절 만들어졌는데, 높은 아치형 천장과 양쪽 벽에 자리한 커다란 지도가 볼거리다.

호찌민 이색휴양지 ‘붕따우’

베트남은 긴 해안선을 가진 국가다. 호찌민 도심에서 남쪽으로 125㎞, 차로 1시간30여분 이동하면 항구 도시인 붕따우의 해변이 그 모습을 드러낸다. 프랑스 식민지 당시 개발된 휴양지로, 활동적인 도심 분위기와 달리 숲의 고즈넉함과 물의 여유로움이 어우러져 있다. 다른 나라를 찾은 듯한 느낌마저 든다. 해안도로가 넓어 한가로이 오토바이를 타고 절경을 감상할 수 있다. 최근 영국의 관광정보업체인 데스티네이션2는 ‘가장 인기 있는 해변’ 4위로 붕따우를 선정했다.

‘붕따우의 상징’인 32m 높이의 거대예수상은 베트남 최남단인 바이두아 해변 언덕에 기품있게 서 있다. 아시아에서 가장 큰 기독교 조각상이다. 계단 847개를 오르면 두 팔을 활짝 벌린 거대예수상과 만날 수 있다. 양팔 길이도 18.4m나 된다. 곳곳에 크고 작은 볼거리가 놓여 있어 지루하지 않다. 내부에도 133개의 계단이 있어 어깨 부근까지 올라갈 수 있다. 고지에 이르면 반짝이는 백사장과 맑은 하늘, 알록달록한 꽃이 한눈에 내려다 보인다. 거대예수상 주변도 ‘최후의 만찬’ 등 기독교 관련 예술품으로 둘러싸여 있다.

붕따우는 역사의 도시다. 거대예수상 옆에는 전쟁에 사용됐던 포(포탄을 멀리 쏘는 무기)가 놓여있다. 전략적 요충지였다는 의미다. ‘가톨릭 성지’로도 불린다. 19세기 가톨릭 신자들이 박해를 받은 장소로, 프랑스는 이를 명분 삼아 침략을 감행했다. ‘티우 별장’도 빼놓을 수 없다. 프랑스 식민지 시절 총독의 별장으로 지어진 화려한 유럽풍 건물이다. 난파된 무역선에서 발굴한 역사적 유물, 골동품도 전시돼 있다. 전쟁박물관에서는 베트남 전쟁 당시와 프랑스 식민지 시절을 들여다볼 수 있다.

호짬서 만난 최고급 여행 공간

'더 그랜드 호짬 스트립'. 더 그랜드 호짬 스트립 제공

호찌민 시내에서 2시간20여분 차를 타고 들어가면 ‘더 그랜드 호짬 스트립’이 등장한다. 베트남 최대 규모의 엔터테인먼트 복합단지다. 바다를 주제로 디자인된 ‘홀리데이 인 리조트 호짬 비치’(객실 561개)와 현대적인 ‘인터콘티넨탈 그랜드 호짬’(객실 543개)으로 구성됐다.

두 개의 호텔 타워를 잇는 중심부에는 대형 야외 수영장이 위치한다. 라운지에는 레스토랑과 바가 있어 양식, 중식, 베트남식, 한식, 해산물 요리 등 전 세계 음식을 즐길 수 있다. 영화관, 볼링장, 오락실 등 놀이시설도 완비했다. 프라이빗 해변에서는 서핑, 카약 등 수상레저를 체험할 수 있다. 가족 여행객을 위한 키즈카페도 운영한다.

베트남 남부에서 유일하게 테이블 카지노를 운영하는 곳이다. 48개 테이블과 378대의 슬롯머신이 있다. 클럽 ‘록시’에서는 댄서들의 공연과 함께 각종 이벤트와 파티가 개최된다. 객실에서 창밖을 바라보면 골프 코스인 ‘블러프 그랜드 호짬 스트립’이 한눈에 들어온다. 전 세계 100대 골프장으로 선정된 곳이다. 바다 전경과 자연 모래 언덕이 절묘하게 어우러진 전형적인 링크스 스타일 코스다. 카트가 페어웨이까지 들어갈 수 있다. 16개의 베이로 구성된 드라이빙 레인지와 한국 음식을 제공하는 클럽하우스가 있다.

호찌민=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