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ELS 미상환 29.4% 늘어… 약세장 지속 땐 원금 손실 우려

입력 2022-10-19 04:04 수정 2022-10-19 04:04
미국 물가 쇼크에 지난 13일 증시가 다시 휘청였다. 코스닥지수는 2년 5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외국인 자금 이탈이 가속화하면서 반등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사진은 이날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모습. 뉴시스

국내외 기초자산과 연계돼 수익률이 결정되는 주가연계증권(ELS) 상품의 3분기 미상환 발행잔액이 지난해보다 3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증시 하락에 따라 주요 지수의 내림세가 지속된 여파다. 향후 주가가 반등하지 못한 채 만기가 도래하면 투자자들은 원금을 잃을 가능성이 크다.

한국예탁결제원은 18일 올 3분기 ELS 미상환 발행잔액이 68조7442억원으로 전년 동기(53조1107억원) 대비 29.4% 증가했다고 밝혔다. 직전 분기 말 대비 2.4% 증가한 수치다. 반대로 ELS 총 상환금액은 6조6843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44.1% 감소했다.

ELS는 계약만기일까지 특정 종목 주가, 주가지수 등 기초자산 가격이 정해진 수준 아래로 떨어지지 않으면 원금과 고금리의 이자를 주는 파생상품이다. 보통 기준가격의 90% 이상 넘겨야 조기상환이 가능하며, 기초자산 가격이 발행 시점 대비 40~50% 이상 떨어지면 ‘녹인’ 구간에 진입한다. 만기일 전에 한 번이라도 녹인이 발생하면 원금 손실 가능성이 크다. 만기까지 녹인을 벗어나지 못하면 투자금을 모두 잃을 수도 있다.

지난달 항셍 H지수 ELS의 미상환 잔액은 21조1874억원으로 1년 전보다 약 4조2000억원 증가했다. 네이버의 경우 지난해 2448억원 규모의 ELS가 발행됐다. 현재 주가가 17만원 근처에 가격이 형성돼 이미 녹인 발생 상품이 다수 발생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로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녹인이 발생한 파생결합증권은 279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중 ELS 상품의 금액은 2111억원으로 전체 파생결합증권의 75.4%를 차지했다.

이에 ELS 시장 자체도 위축되는 추세다. 올 3분기 ELS 발행종목 수는 3264종목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1% 감소했다. 발행금액도 7조9194억원으로 31.7% 줄었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홍콩 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한 ELS의 미상환 잔액이 21조원 수준이고 네이버는 이미 녹인 비율이 80~90%가량 된다”며 “보통 이 상품들이 은행에서 5~60대 고액 자산가들을 대상으로 판매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임송수 기자 songst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