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기초자산과 연계돼 수익률이 결정되는 주가연계증권(ELS) 상품의 3분기 미상환 발행잔액이 지난해보다 3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증시 하락에 따라 주요 지수의 내림세가 지속된 여파다. 향후 주가가 반등하지 못한 채 만기가 도래하면 투자자들은 원금을 잃을 가능성이 크다.
한국예탁결제원은 18일 올 3분기 ELS 미상환 발행잔액이 68조7442억원으로 전년 동기(53조1107억원) 대비 29.4% 증가했다고 밝혔다. 직전 분기 말 대비 2.4% 증가한 수치다. 반대로 ELS 총 상환금액은 6조6843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44.1% 감소했다.
ELS는 계약만기일까지 특정 종목 주가, 주가지수 등 기초자산 가격이 정해진 수준 아래로 떨어지지 않으면 원금과 고금리의 이자를 주는 파생상품이다. 보통 기준가격의 90% 이상 넘겨야 조기상환이 가능하며, 기초자산 가격이 발행 시점 대비 40~50% 이상 떨어지면 ‘녹인’ 구간에 진입한다. 만기일 전에 한 번이라도 녹인이 발생하면 원금 손실 가능성이 크다. 만기까지 녹인을 벗어나지 못하면 투자금을 모두 잃을 수도 있다.
지난달 항셍 H지수 ELS의 미상환 잔액은 21조1874억원으로 1년 전보다 약 4조2000억원 증가했다. 네이버의 경우 지난해 2448억원 규모의 ELS가 발행됐다. 현재 주가가 17만원 근처에 가격이 형성돼 이미 녹인 발생 상품이 다수 발생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로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녹인이 발생한 파생결합증권은 279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중 ELS 상품의 금액은 2111억원으로 전체 파생결합증권의 75.4%를 차지했다.
이에 ELS 시장 자체도 위축되는 추세다. 올 3분기 ELS 발행종목 수는 3264종목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1% 감소했다. 발행금액도 7조9194억원으로 31.7% 줄었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홍콩 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한 ELS의 미상환 잔액이 21조원 수준이고 네이버는 이미 녹인 비율이 80~90%가량 된다”며 “보통 이 상품들이 은행에서 5~60대 고액 자산가들을 대상으로 판매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임송수 기자 songst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