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급매’가 거래절벽서 실거래가 끌어내려

입력 2022-10-19 04:04
급매물 위주의 시장 분위기에서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 하락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은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의 모습. 연합뉴스

올해 들어 8월까지 서울의 아파트 실거래가지수 하락률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실거래가지수는 실제 거래가 이뤄져 신고된 아파트의 가격 수준과 변동률을 파악해 산출한다. ‘매매가격지수’와 달리 시세를 반영하지 않는다.

실거래가가 급격하게 추락한 배경에는 급매물이 자리한다. ‘급급매’ 위주로 움직이는 극도의 거래절벽 상황에서 주택은 종전보다 떨어진 가격에 거래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급하게 거래하지 못한 매물이 전세나 월세로 전환하면서 가격 상승 요인은 완전히 차단됐다.

18일 한국부동산원의 아파트 실거래가지수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지수는 지난 8월 2.56% 하락하면서 두 달 연속 내림세를 이어갔다. 지난 7월 3.94%나 급락했던 것과 비교해 낙폭은 다소 둔화했다.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누적 하락률은 -6.63%에 이르렀다. 이는 부동산원에서 2006년 실거래가지수를 산출하기 시작한 이후 가장 큰 폭의 하락이다.

서울의 권역별로 보면 강남 4구(강남·서초·송파·강동구)가 속한 동남권이 -3.16%로 가장 많이 떨어졌다. 영등포구와 양천·강서구가 속한 서남권(-2.80%)은 뒤를 이었다. 동북권은 2.41% 주저앉았다. 동북권에는 시세를 포함한 집계에서 가장 무서운 내림세를 보였던 노원구, 도봉구, 강북구 등이 포함돼 있다. 은평구와 마포구, 서대문구를 아우르는 서북권도 1.66% 내렸다.

전국 아파트의 8월 실거래가지수도 전월 대비 1.88% 떨어지면서 1~8월 누적 하락률이 -5.16%로 집계됐다. 이 수치도 2006년 통계 산출 이후 연간 최대 하락률인 2010년 기록(-1.71%)을 앞지른다. 수도권의 아파트 실거래가지수는 전월보다 2.53%, 지방은 1.14% 내렸다. 실거래가 하락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최근까지 거래 신고분으로 전망한 9월 실거래가 잠정지수에서 서울은 1.82%, 전국이 1.48% 떨어졌다.

집값 하락에는 여러 요인이 있지만, 근본적으로 낮은 가격이 아니면 거래가 이뤄지지 않는 ‘거래 빙하기’ 영향이 크다. 고금리와 대출규제에 따른 거래절벽 현상은 저가 거래를 강제하는 중이다. 실제로 서울시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아직 집계를 마치지 않은 9월 아파트 매매 거래량이 517건에 그쳤다. 이대로라면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3개월 연속으로 1000건에도 못 미치게 된다.

가격을 크게 내려도 거래가 이뤄지지 않자 매매 매물은 전세, 월세로 돌아서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 매물은 5만8761건으로 1년 전인 2021년 10월 18일(4만1052건)보다 43.0% 늘었다. 다만 지난달 18일(6만335건)과 비교하면 매물 건수는 다시 내리막을 탔다. 월세 매물은 2만6291건으로 한 달 전(2만2504건)보다 16.8% 중가했다.

이택현 기자 alle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