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주요 교단장들이 한자리에 모여 엔데믹을 향해 가는 한국교회의 키워드로 ‘재부흥’과 ‘연합’을 제시했다. 한국교회교단장회의(교단장회의·의장 장종현 목사)가 18일 충남 천안 백석대학교에서 연 제16차 정기총회에서다.
2001년 발족한 ‘한국교회 일치를 위한 교단장협의회’를 모태로 한 교단장회의에는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합동·백석 총회와 기독교대한감리회,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 대한성공회 등 23개 국내 주요 교단의 수장이 회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교단장회의는 이날 성명을 발표하고 “한국교회의 계속된 분열은 인간의 탐심에서 비롯된 것으로 하나 되라는 성경의 가르침을 따라 연합의 사명을 감당하자”고 선포했다.
총회에 앞서 진행된 예배에서 설교한 장종현 목사도 분열된 교회의 연합을 강조했다. 예장백석 총회 총회장인 장 목사는 “한국에는 장로교만 200여개가 있고 보수 성향의 연합기구만 해도 3개나 된다”면서 “이런 분열은 하나님의 영광을 가린다. 이제는 모든 교단이 기득권을 내려놓고 대형 교단이 먼저 규모가 작은 교단을 품으면 점차 하나로 연합할 수 있다”고 청사진을 제시했다.
장 목사는 “십자가와 부활 신앙만 공유한다면 연합할 조건은 갖춰진 셈”이라면서 “오늘 이 모임이 분열된 한국교회가 연합하는 마중물이 되길 소망한다”고 덧붙였다. 이 밖에 성명에는 ‘죽어가는 생명을 살리는 일에 앞장서자’ ‘나라와 민족, 세계 평화를 위해 기도하자’는 다짐도 담겼다.
교단장들은 “생명력이 있는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으로 코로나 이후 고난을 호소하는 이웃을 품고 기후 위기에 놓인 자연의 신음도 감싸자”면서 “모든 교단이 하나님이 창조하신 자연을 돌보며 죽어가는 지구를 살리는 생명의 문화로 나가자”고 한목소리를 냈다.
또 “우크라이나 전쟁이 식량과 자원을 둘러싼 세계 경제 전쟁으로 번지고 있다”면서 “‘악에서 떠나 선을 행하고 화평을 구하며 그것을 따르라’(벧전 3:11)는 말씀을 따라 하나님의 정의와 평화가 임하고 그리스도인이 선 자리에 사랑과 화평이 이뤄지도록 기도하자”고 했다.
총회에서는 차별금지법안에 대한 반대 입장을 재확인하고 종교인 과세에 대한 교계 의견도 수렴하기로 했다.
천안=글·사진 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