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중국산 태양광 제품 수입 제재로 한국이 반사이익을 얻고 있다. 이런 흐름은 더 강해질 전망이다. 한국 태양광 기업들이 미국 시장에서 점유율을 차츰 높이는 상황에서 미국 정부가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시행하기 때문이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17일 발표한 ‘미중 태양광 통상 분쟁과 IRA의 영향 파트2’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의 전체 태양광 셀 수입에서 한국산 비중은 2011년 1.9%에서 지난해 47.8%로 10년 새 45.9% 포인트 증가했다. 반면 중국산 비중은 크게 줄었다. 2011년 셀 42.6%, 모듈 59.1%나 됐던 중국산의 수입 비중은 지난해 각각 0.2%, 0.4%까지 내려앉았다.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미국이 중국산 태양광 관련 제품을 대상으로 수입 규제를 적용하면서 한국 태양광 기업들이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은 2012년부터 중국산 태양광 품목에 대해 추가관세 및 수량 제한 조치를 취해왔다. 올해부터 중국 신장 지역의 강제노동을 이유로 해당 지역 제조품과 부품을 사용한 제품의 수입을 포괄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신장 지역은 태양광 모듈의 원재료인 폴리실리콘 주산지다. 전 세계 공급량의 45%를 차지하고 있다.
연구원은 미국의 IRA 시행이 한국 태양광 기업에 날개를 달아 줄 것으로 관측했다. 연구원은 “한국 기업이 IRA에 규정된 미국 내 공장 설치 및 생산 요건을 충족한다면, 세액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미국 내 주거·상업용 태양광 시장에서 점유율을 더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북미 최대 태양광 모듈 생산업체인 한화큐셀은 16일(현지시간) 미국에서 대규모의 추가 투자계획이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중남미 순방을 마치고 귀국하는 길에 미국 조지아주의 한화큐셀 태양광 모듈 공장을 찾은 한덕수 국무총리는 “재생에너지 확대라는 전 세계 흐름 속에서 한국도 재생에너지 산업이 성장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 정책을 마련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