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오후 8시 오원석(사진) 신용산교회 담임목사는 교회 본당에서 금요기도회 준비에 한창인 연합워십팀을 바라보고 있었다. 젊은이들 사이엔 앳된 얼굴의 중학생들도 있었다. 집회 시간이 임박하자 찬양팀 리더가 기도를 시작했다. 그는 교회가 정성으로 준비한 ‘2022 多채움 페스타-샬롬 페스티벌’을 통해 많은 영혼이 새로 구원받기를 소망했다. 오 목사도 자리에서 조용히 고개를 숙였다.
이날은 10주간 진행 예정인 신용산교회의 전도 축제가 5주차에 접어든 날이다. 신용산교회는 이주에만 5일간의 특별 새벽기도회를 진행했고, 외부 강사를 초빙해 전도에 대한 특강도 열었다. 금요기도회 이후 만난 오 목사는 “하나님의 인도하시고 예비하심으로 전도 축제는 순조롭게 진행 중”이라며 “행사 마지막 날인 11월 20일까지 최선을 다해 전도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지난 2년여간 한국교회는 코로나로 인해 힘든 시간을 보냈다. 성도 간 교제의 길이 막혔고, 예배에도 인원 제한이 생겼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 전도하기는 더더욱 어려운 시절이었다. 움츠러듬을 강요받던 시절에 오 목사는 내일을 고민했다. 그는 “코로나 동안 ‘교회란 무엇인지’ ‘왜 예배를 드려야 하는지’에 대한 깊은 고민과 성찰을 했다”며 “느슨했던 영적 긴장감을 새롭게 하는 시간으로 삼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코로나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지금이 재도약의 시기라고 강조했다.
“‘범사에 기한이 있고 천하만사가 다 때가 있다’라는 전도서 3장 1절 말씀이 있습니다. 코로나로 어려웠던 때가 있었으니, 이제는 다시 일어날 때가 됐다고 믿습니다.”
신용산교회가 진행 중인 샬롬 페스티벌은 신도들이 먼저 제안한 행사다. 전도를 어떻게 할지 고민하던 중이라 오 목사도 이를 반겼다. 전도위원회가 설립됐고 이재현 장로가 위원장을 맡았다. 이사랑 목사와 김성직 강도사가 기획에 참여해 아이디어를 모으며 행사를 기획했다. 이 장로는 “전도란 예수님을 따라 내가 만나는 한 사람 한 사람을 사랑하고 소중히 여기며 살아가는 것”이라며 “하나님의 사랑과 영생을 전하는 그리스도인으로 살고 싶은 소망을 가지고 행사를 준비했다”고 밝혔다.
샬롬 페스티벌 기간은 9월 18일부터 11월 20일까지 10주로 잡았다. 위원회는 전도의 부담을 어떻게 줄일지도 고심했다. 자연스럽게 전도 대상자를 교회로 모셔 오고, 성도들과 함께 축제를 즐기는 분위기를 연출하기 원했다. 첫번째 집회가 좋은 예다. 전도 집회 발대식이라기보다는 앞으로 진행할 다양한 미션을 설명하는 자리였다. 샬롬 프리퀀시라는 쿠폰을 나눠줬고, 여기에 어떻게 도장을 받을 수 있는지 소개했다. 필수 도전 5가지 중 3개, 일반 도전 12개 중 7개를 완수하면 소정의 선물을 증정한다.
전도 대상자에겐 영상을 위주로 연락한다. 교회 소개 영상과 복음 관련 영상을 준비했다. 직접 만날 때도 기존과 다르게 접근한다. 교회 복음지를 전하는 대신 교회 카페에서 커피를 마실 수 있는 교환권을 초대장으로 사용한다. 아울러 선물을 따로 발송해주는 샬롬 택배 이벤트도 있다. 전도 대상자는 기존 성도 중 코로나로 잘 오지 않은 사람이나 교회를 다니지 않는 지인이다. 오 목사는 “이번 집회를 통해 우리 교회가 용산에서 더 많은 이웃 사랑을 실천할 수 있기를 원한다”며 “사랑과 나눔이 우리 신앙의 본질”이라고 강조했다.
신용산교회는 75년 간 용산에 터를 잡아온 유서 깊은 교회다. 오랜 역사만큼 지역을 위한 봉사에도 앞장서 왔다. 3년 전 용산구청과 유휴공간을 공유하는 업무협약을 채결했고, 오 목사가 용산구청 공유촉진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다. 지금도 교회는 각 공간을 지역사회를 위해 사용 중이다. 옥상 정원부터 3층 도서관, 2층 북카페와 놀이터를 누구나 편하게 이용할 수 있다.
2년 전 코로나가 한창일 때 새예배당에 입당한 신용산교회는 ‘내 집을 다(多) 채우라’는 예수님의 명령을 수행하기 위해 샬롬 페스티벌을 마련했다. 오 목사는 멀어졌던 하나님과의 관계를 회복하고, 주님의 사랑과 복음을 세상에 전하는 교회로 다시 일어나기를 소망했다.
조용탁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