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방울 또 압색… 외화 中 밀반출·北 유입 의혹

입력 2022-10-18 04:06
쌍방울그룹 사옥외관. 쌍방울그룹 제공

쌍방울그룹과 관련한 각종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쌍방울그룹에 대해 또 압수수색에 나섰다. 이번엔 수십억원 상당의 달러 밀반출 혐의다.

수원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김영남)는 17일 쌍방울그룹 사무실 등에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검찰은 쌍방울이 2019년 미화로 수십억원을 중국으로 밀반출한 혐의(외국환거래법 위반 및 재산국외도피죄) 등을 수사 중이다. 외국환거래 규정에 따르면 미화 기준 1만 달러를 초과하는 외화를 해외로 반출할 때는 세관에 신고해야 한다.

검찰은 이 돈이 북한으로 흘러 들어간 정황을 살펴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거액의 미화가 밀반출된 시기와 쌍방울이 중국 선양에서 북측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및 민족경제협력연합회 등과 경제협력 사업 관련 합의서를 작성한 시점이 겹치기 때문이다. 당시 합의로 쌍방울 계열사인 나노스(현 SBW생명과학)는 북한의 희토류를 포함한 광물에 대한 사업권을 약정받았고, 그 직후 계열사의 주식은 급등했다.

검찰은 지난 14일 쌍방울그룹 전직 간부와 아태평화교류협회 안모 회장 자택에 검사와 수사관들을 보내 압수수색을 벌인 바 있다. 아태협은 2018년 11월과 2019년 7월 경기도와 필리핀 마닐라에서 각각 ‘아시아태평양의 평화·번영을 위한 국제대회’를 경기도와 공동 주최했다. 일제 강제 동원의 진상규명과 성노예 피해 치유 방안 등이 논의된 당시 행사에는 남북한 대표단이 참석했다.

쌍방울은 이 행사에 8억원을 우회 지원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당시 행사를 소관한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는 부지사 재직 때 쌍방울로부터 법인카드 사용 등 명목으로 2억5000여만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됐다.

수원=강희청 기자 kangh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