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은 총재 “한국, 자본 유출 징조 없어”

입력 2022-10-18 04:05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1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에서 열린 특파원단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한국은 아직 자본 유출 징조가 없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지난 1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주요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 및 국제통화금융위원회(IMFC) 회의 동행기자단과 간담회를 열고 “자본이 빠져 나갈 곳은 (이미) 빠져나갔다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설명했다.

이 총재는 “한국은 자본 유출이라기보다는 최근 몇달 채권시장과 주식시장이 조정을 겪는 것”이라며 “한국은 외국인 투자자가 투자금을 가지고 나가는 것보다 내국인 해외투자가 굉장히 많아 가지고 들어올 수 있는 상황이기에 채무불이행(디폴트) 위험 상황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상황을 엄중하게, 열심히 보고 있지만 옛날 같은 위기가 아니라는 말이 빈말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한국과 미국의 금리 차이에 대해서는 “‘얼마나 커지면 안 좋은가’ 하는 부분을 기계적으로 봐야 한다면 금통위원이 왜 필요하겠느냐”며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다르고 이것을 판단하는 게 금통위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이번 금리 인상 사이클의 최종 기준금리 수준에 대해 “3.5% 수준이라고 했는데, 금융통화위원회 위원 중 3.5%가 넘는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고 그 아래로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고 전했다.

이 총재는 ‘물가를 잡기 위해 통화를 긴축하면서 경기 둔화를 용인하고 재정부양책은 하지 말야아 한다는 공감대가 있느냐’는 질문에 “당분간 (그렇다)”며 “재정정책이 통화정책의 효과를 상쇄하는 쪽으로 가면 안 된다, 그래서 (취약계층을) 타깃해서 가야한다는 게 컨센서스”라고 덧붙였다. 또 “높은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으로 성장이 더 침체될 수 있다는 걱정이 있기에 잠재성장률 하락에 대한 걱정은 지금 (해야 할) 단계는 아닌 듯 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재정정책이 통화정책과 같이 가는지 아닌지는 감세 여부보다는 부채 감축 여부를 봐야 하는데, 부채는 지금 줄이는 쪽으로 가는 것이 거시정책적 컨센서스”라며 “현 정부가 추진 중인 빚을 줄이는 정책은 국제적으로 잘 받아들여지고 있고 한국의 신뢰도 측면에서도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워싱턴=신재희 기자 j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