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개장이 무섭다’ 또 악재 카카오… 개미들 한숨

입력 2022-10-17 00:02

암흑기를 걷고 있는 카카오 그룹주(카카오·카카오게임즈·카카오뱅크·카카오페이)가 역대 최장 기간 서비스 장애라는 악재까지 만나면서 개인투자자들 근심이 깊어지고 있다. 이들 기업은 자사주 매입 및 소각 등 주가 부양책을 고심 중이다. 하지만 공격적 긴축 여파 속에 성장이 둔화하며 실적 전망치와 목표 주가가 하락하는 등 부진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개인투자자들은 17일 증시에서 카카오 그룹주의 폭락 사태가 발생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15일 카카오톡을 비롯해 카카오 금융 관계사 일부 서비스에 장시간 장애가 발생한 탓이다. 게다가 지난 14일 뉴욕증시에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가 3% 이상 하락한 것도 성장주로 분류되는 카카오 그룹주의 주가 하락을 부채질할 것으로 예상된다.

‘카카오 4형제’는 이미 최악의 부진에 빠진 상태다. 카카오는 지난해 12월 30일 11만2500원이었지만, 지난 14일 5만1400원을 기록해 주가가 54.31% 떨어졌다. 카카오뱅크는 70.34% 내린 1만7500원, 카카오페이는 79.31% 하락한 3만6100원을 기록 중이다. 카카오게임즈 주가도 57.97% 하락했다. 성장 속도가 둔화한 데다 금리 인상이 가속화하며 성장주에 불리한 외부 환경이 펼쳐진 게 영향을 미쳤다.


이들 기업은 자사주 매입과 소각 등 주가를 끌어올릴 방안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카카오는 연내 약 3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소각을 진행할 예정이다.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는 최근 우리사주를 보유한 직원들의 반대매매를 막기 위해 각각 100억원, 145억원가량의 지원에 나섰으며 임원들은 자사주를 매입하고 있다. 카카오게임즈는 ‘쪼개기 상장’ 논란을 일으킨 자회사 라이온하트스튜디오의 상장을 철회키로 했다.

그러나 얼마나 효과를 거둘지는 미지수다. 최근 주가 하락은 회사 성장성에 대한 근본적인 의구심에서 비롯된 것이기 때문이다. SK증권은 지난 14일 카카오페이 목표 주가를 7만6000원에서 절반인 3만8000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이베스트투자증권(10만5000원→7만4000원), 다올투자증권(10만원→6만3000원), NH투자증권(11만원→7만8000원), SK증권(11만원→7만4000원) 등은 최근 카카오에 대한 목표 주가를 대폭 낮췄다.

실적 기대치도 낮아졌다. 성종화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카카오의 3분기 매출은 지난해 동기 대비 7.2% 증가한 1조8669억원, 영업이익은 9.7% 증가한 1845억원으로 견조한 성장세를 보이겠지만 시장 전망치에는 다소 못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임송수 기자 songst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