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족관 갇힌 마지막 남방큰돌고래 ‘비봉이’ 고향 갔다

입력 2022-10-17 04:03

국내 수족관에 남아있던 마지막 남방큰돌고래 ‘비봉이’(사진)가 약 70일간의 야생적응 훈련을 마치고 17년 만에 제주 바다로 돌아갔다.

해양수산부는 16일 오전 9시40분쯤 비봉이를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앞바다에 설치된 해상가두리에서 방류했다고 밝혔다. 비봉이는 지난 8월 방류 계획이 세워진 뒤 현장 적응 훈련을 해왔다. 빠른 조류와 높은 파도 등 제주도 연안의 야생 바다 환경에 적응했고, 물고기 사냥에도 익숙해졌다고 한다.

해수부는 비봉이의 위치와 이동 상황, 생존 여부와 건강 상태, 야생 무리와의 동행 등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등지느러미에 붙인 GPS 신호로 이동 상황을 확인하고, 선박과 드론 등을 통해 건강 상태도 관찰하고 있다. 한 달 동안은 육상 3개 팀, 선박 2척 등을 활용해 매일 추적 관리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비봉이가 모니터링 과정에서 제대로 적응하지 못해 생존이 어렵다고 판단될 경우 다시 포획해 수족관에서 보호·관리하게 된다. 남방큰돌고래는 제주 연안에 120여 개체가 서식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수족관에는 8마리가 있었으나 2013년 ‘제돌이’ ‘춘삼이’ ‘삼팔이’를 시작으로 2017년까지 7마리가 자연으로 돌아갔다.

세종=심희정 기자 simci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