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이 이끄는 우크라이나군이 불과 18분 만에 러시아 헬기 4대를 격추시키고, 한 달 동안에 627개의 마을을 탈환했다는 승전 보도가 잇따른다. 우크라이나군이 연전연승하고 있는 것은 21세기 현대전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 ‘5개의 전쟁’에서 대부분 우세하기 때문일 것이다. 이런 전쟁의 원리를 윤석열 대통령이 국내 국정 운영에 적용해보면 어떨까?
현대전의 5개 전쟁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은 심리전이다. 한낱(?) 개그맨 출신이었던 젤렌스키 대통령은 자신감 넘치는 대국민 연설과 전투 복장, 전쟁 현장 격려 등으로 국민의 마음을 사로잡아 이제는 용감한 국민 영웅이 됐다. 검사 출신인 윤 대통령은 ‘유능하고 안정된 지도자’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급선무다. 심리전의 핵심은 ‘말’과 ‘이미지’다. 윤 대통령은 ‘바이든’ ‘날리면’ 같은 논란의 재발을 막고 공감적 메시지를 내도록 각별히 힘써야 한다. 요즘 김건희 여사의 봉사활동 노출은 적절한 ‘이미지 체인징’이라고 본다. 과거 김대중 대통령의 외환위기 금 모으기나 미국 대통령인 프랭클린 루스벨트의 노변정담, 버락 오바마의 연설을 보면 대중심리 전략이 잘 보인다. 항상 제일 중요한 게 민심 전략(PI)이다.
두 번째 전쟁은 게릴라전이다. 우크라이나 국민들로 구성된 13만 민병대의 전투력은 러시아 정규군을 능가하고 있다. 윤석열정부에 게릴라전이란 정부 여당이나 야당을 향한 전략이 아니라 국민들 특히 중도층을 향한 전략이라고 본다. 윤 대통령은 중도층의 중심축인 2030 젊은층, 영세 중소상공인들과 끊임없이 소통하고 지원해주어야 한다. 국민과의 ‘경제적 게릴라전’이 신통치 못하면 유승민·이준석의 반발, 탄핵 주장과 같은 ‘정치적 게릴라전’이 자꾸 터진다.
세 번째는 외교전이다. 젤렌스키는 수많은 화상 연설과 호소력을 발휘해 미국과 나토(NATO), 인근 발트 3국 등 민주 국가들을 우군화해 지원을 받고 있다. 우리의 외교력은 어떤가? 만약 우리가 전쟁이나 경제적 위기에 처했을 때 발벗고 나서서 도와줄 나라가 얼마나 될까? 윤 대통령은 북한의 미사일 도발이 갈수록 심각해져가는 상황에서 더불어민주당의 ‘친일 비판’과 위안부 문제 지적을 깊이 인식하되 한·미·일 공조를 견고히 해나가는 데 외교 역량을 집결해야 한다.
네 번째 전쟁은 사이버전이다. 우크라이나군은 일찌감치 선진국의 기술을 도입해 SNS, 드론, 해킹 등을 활용하면서 막강한 러시아군을 무력화시키고 있다. 사이버 전쟁은 이미 우크라이나의 완승으로 끝났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우리나라에서는 문재인 전 대통령과 지지자들이 정치적 사이버전에 능하지만, 윤석열정부에 있어서 사이버전은 미래산업·미래인재·미래기업 육성을 의미한다.
마지막 전쟁은 핵전쟁이다. 우크라이나군은 5개의 전쟁 가운에 4개의 전쟁에서 승승장구하고 있지만, 핵전쟁 시 현저하게 불리하다. 윤 대통령에게 핵무기란 대한민국을 크게 발전시킬수 있는 ‘대표 정책’ ‘그랜드 플랜’이다. 국정 지지율이 30% 안팎을 맴돌고 있는 윤 대통령이 앞으로 남은 4년6개월 동안 대한민국을 융성하게 발전시킬 ‘핵무기’는 무엇인가? 어떤 전쟁이든 승패를 판가름하는 것은 절박함이다. 윤 대통령이 절박한 마음을 먹으면 못할 일이 있겠는가? 과감한 국정 쇄신, 파격적인 탕평인사, 상생적인 여야 협치, 민생경제….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도망칠 트럭이 아니라 싸워서 이길 실탄”이라고 말했던 젤렌스키 대통령은 유럽의회 연설에서 “삶이 죽음을 이길 것이며, 빛이 어둠을 이길 것”이라고 외쳤다. 그의 감동적 연설을 두고 미국 타임지는 “채플린이 처칠로 변했다!”고 호평했다. 젤렌스키의 어록을 패러디하자면, 윤 대통령은 “경제가 정치를 이길 것이며, 국민이 정치인을 이긴다!”고 외치면서 민생 경제에 앞장서야 한다.
문제는 코로나19 사태가 진행 중이고 경제 상황이 워낙 심각하기 때문에 윤 대통령은 진짜 전쟁을 8개월째 치르고 있는 젤렌스키 대통령처럼 ‘필사적으로’ 국정 운영을 위해 뛰어야 한다는 점이다. 그래야 지금 대한민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보수와 진보의 전쟁’이 아니라, ‘국민을 위한 5개의 전쟁’에서 승리해 높은 지지율과 함께 국민들로부터 박수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