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발 물가 쇼크에 증시 또 휘청… 코스닥 2.99% 급락

입력 2022-10-14 04:06
미국 물가 쇼크에 13일 증시가 다시 휘청였다. 코스닥지수는 2년 5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외국인 자금 이탈이 가속화하면서 반등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사진은 이날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모습. 뉴시스

미국 물가 수준에 대한 경계심 속에 13일 금융시장이 다시 휘청였다. 코스닥지수는 3%가량 급락하며 2년 5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코스피도 2160선에 겨우 걸쳤다. 한·미 금리 차 확대 흐름 속에 외국인 이탈이 가속화하면서 증시 체력이 고갈되고 있다.

이날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0.08포인트(2.99%) 내린 651.59로 거래를 마쳤다. 이는 올해 가장 낮은 수준이자 2020년 5월 4일(641.91) 이후 2년 5개월 만의 최저치다. 외국인은 414억원을 팔아치우며 지수 하락을 이끌었다.

코스피도 전 거래일보다 1.80% 내린 2162.87에 장을 마감하며 지난달 30일 기록한 종가 기준 연저점(2155.49)에 근접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기관이 2991억원을 순매도해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특히 옵션만기일을 맞이해 코스피200 선물시장에서 외국인이 1조6810억원을 순매도해 지수에 부담을 더했다.

국내 대표 성장주들은 장중 신저가를 기록하는 등 브레이크 없는 하락세를 이어갔다. 네이버는 3분기 실적이 시장 전망치를 밑돌 것이라는 관측 속에 2.16% 떨어진 15만8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카카오(-5.12%)·카카오뱅크(-6.76%)·카카오페이(-4.97%)·카카오게임즈(-5.8%) 등 카카오 계열 4개사도 일제히 폭락했다. 반면 상장 폐지 기로에 놓였다가 기사회생한 신라젠은 거래 재개 첫날인 이날 주가가 급등락하다 29.47% 상승한 1만85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투자 심리를 위축시킨 건 미국의 물가 수준에 대한 경계심이다. 곧 예정된 미국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 결과가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을 자극할 수 있는 탓이다. 전날 발표된 미국 9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문가 예상치를 상회한 8.5%를 기록했다. 게다가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의사록에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의지가 재확인됐다.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 차이 확대 흐름 속에 외국인이 이탈하며 국내 금융시장의 체력도 고갈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외국인의 국내 주식 투자자금은 16억5000만 달러 순유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말 원·달러 환율(1430.2원) 기준으로 약 2조3598억원 규모다. 주요국 긴축 강화 우려와 우크라이나 전쟁 등 지정학적 리스크 우려가 커진 여파라는 게 한은의 분석이다. 향후 미 연준의 긴축에 제동이 걸리지 않으면 한·미 금리 차가 더욱 확대되고 자본 유출이 가속화할 수 있다.

임송수 기자 songst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