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빅스텝’ 타격 취약 대출자 고정금리 전환 등 지원

입력 2022-10-14 04:06

정부가 지난 12일 한국은행의 ‘빅스텝’(기준금리 0.5% 포인트 인상) 결정으로 직격탄을 맞은 소상공인, 자영업자, 청년 등 취약차주를 위한 지원책을 마련한다. 변동금리 대출을 고정금리 대출로 전환할 수 있도록 지원해 이자 부담을 줄여줄 방침이다.

기획재정부는 13일 방기선 1차관 주재로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고 금리 상승기 취약차주에 대한 대응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한은이 강준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이번 빅스텝으로 전체 대출자는 연 이자를 평균 32만7000원 더 부담하게 됐다.

정부는 소상공인·자영업자·중소기업, 서민 가계, 청년 등을 금리 상승 시 취약차주로 판단하고 지원대책을 내놨다. 정부는 지난 1일부터 코로나19로 피해를 본 소상공인·자영업자·중소기업 대출 만기를 최대 3년, 상환을 최대 1년까지 유예하도록 지원하고 있다. 채무조정을 희망하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를 지원하기 위한 30조원의 새출발기금도 조성했다. 중소기업에는 변동금리 대출을 고정금리로 전환할 수 있게 6조원 규모의 안심고정금리 대출을 공급한다. 다음 달에 안심고정금리 대출을 포함한 총 50조원의 중소기업 금융지원 방안도 추가 발표할 계획이다.

서민층을 위한 대책도 내놨다. 변동금리 채무를 고정금리 채무로 전환할 수 있도록 안심전환 대출 규모를 45조원으로 5조원 확대키로 했다. 주택구입자금 대출인 디딤돌대출의 고정금리 전환도 허용한다. 주택도시기금의 올해 전세대출 금리는 인상하지 않기로 했다. 그 외 시중은행이 매달 예금과 대출의 금리 차이를 공시하도록 해 소비자와 은행의 정보 격차를 줄일 계획이다.

신혼부부와 대학생 등 청년층을 위한 지원도 확대한다. 저소득 청년층 안심전환대출 금리를 0.1% 포인트 추가 인하하고 청년과 신혼부부 대상 전세대출(버팀목대출) 한도는 확대한다. 청년은 2억원까지, 신혼부부는 수도권 3억원·지방 2억원까지 저리에 대출받을 수 있게 된다. 취업준비 중인 청년들을 위한 저금리 대출 ‘햇살론 유스’도 1000억원 추가로 공급한다. 학자금대출 금리는 현행 3.9~5.7%에서 2.9%로 동결해 학생들의 등록금 부담을 줄인다.

정부는 주식, 채권 등 금융시장 안정을 위한 지원도 강화할 계획이다. 방 차관은 “증권시장안정펀드 매입약정 체결 등을 신속히 진행해 적시 재가동을 위한 만반의 준비를 하겠다”며 “회사채·기업어음(CP) 시장 지원프로그램 매입 여력도 8조원까지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세종=권민지 기자 10000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