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막말 반복하는 김문수 경사노위 위원장은 물러나야

입력 2022-10-14 04:03
김문수 경제사회노동위원장이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의 경제사회노동위원회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김문수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의 거친 입이 연일 말썽이다. 김 위원장은 12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을 김일성주의자라고 지칭해 파행을 일으키고 퇴장을 당했음에도 이튿날 이 주장을 반복했다. 김 위원장은 13일 모 라디오 방송에서 문 전 대통령이 “가장 존경하는 한국의 사상가는 신영복”이라 한 말에 대해 “김일성 사상을 자기 사상으로 아는 신영복 선생을 존경한다면 김일성주의자로 봐야 한다”고 못박았다. 한 걸음 더 나아가 “문 전 대통령은 총살감”이라는 과거 발언에 대해 “지금도 그렇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한 개인이 사적인 공간에서 사상과 견해를 표출하는 것은 자유다. SNS에서 온갖 음모론과 편견이 판을 치지만 민주주의 사회에서 이를 막을 수 없는 이유다. 하지만 장관급 인사가 전임 대통령을 국회에서 종북 인사로 낙인찍고 이를 확대재생산하는 것은 차원이 다르다. 더구나 경사노위는 노사 간 갈등을 조정하고 타협을 이끌어야 하는 사회적 대화 기구다. 반목이 심한 노사 관계에서 중립적 위치로 사안을 풀어가야 할 사람이 진영 간 대립을 극대화하는 발언을 서슴지 않는 것은 문제다.

이날 오전 한국경영자총협회를 방문한 자리에서는 노조 불법행위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권을 제한하는 ‘노란봉투법’ 입법에 대해 “(기업) 소유권을 침해하면 공산주의가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법안에 대한 사견이 있을 수 있으나 기업 입장을 노골적으로 편들면서 무슨 노사 협상을 중재하겠다는 건가. 김 위원장은 앞서 노동계에 대해 “민주노총이 김정은의 기쁨조” “쌍용차 노조는 자살 특공대”라고 했다. 그의 극우적·반노동적 발언은 시류에 편승한 게 아닌 확신 차원에서 나왔음이 분명해졌다. 그가 있을 곳은 경사노위가 아니라 부담없이 막말할 수 있는 유튜브 공간이다. 스스로 물러나야 한다. 버틸 경우 인사권자인 대통령이 결자해지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