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틀스에서 넬슨 만델라까지… ‘혁명의 시대’ 1960년대

입력 2022-10-13 18:59

1960년대의 세계를 돌아보는 책이다. 대중음악의 혁명 비틀스, 최초의 우주인 유리 가가린, 혁명가의 아이콘 체 게바라, 미국 흑인민권운동가 마틴 루서 킹 목사, 여성운동 대모 베티 프리던, 남아공의 넬슨 만델라, ‘침묵의 봄’을 쓴 레이첼 카슨 등이 1960년대의 사람들이었다.

동유럽 자유화 운동인 ‘프라하의 봄’, 쿠바 혁명, 아프리카 알제리 혁명이 그 시절에 있었다. 그 유명한 프랑스의 ‘68혁명’도, 전설적인 음악 축제 우드스톡 페스티벌도 그 때였다. 남미에서는 해방신학이 나왔고, 일본에서는 적군파가 나왔다. 중국에서는 마오쩌둥의 문화대혁명이 있었다. 베트남 전쟁과 반전시위, 반문화운동과 히피즘, 킨제이보고서와 섹스 혁명도 그 시절 이야기다.

인문학자 김경집은 54개의 이야기, 600쪽이 넘는 분량으로 1960년대를 재구성했다. 한국 얘기도 있다. 소년 김주열의 죽음으로 시작된 4·19 혁명, 5·16 군사쿠데타, 박정희와 케네디, 한·일수교, 전태일 열사 등이 포함됐다.

그런데 저자는 왜 지금 1960년대를 불러냈을까. 그에 따르면 “세계 역사에서 10년이라는 짧은 시간에 그것도 거의 전 지역에서 이만큼 거대한 용출이 일어난 경우는 없었다. 그 사실만으로도 이미 이 시대는 그 자체로 거대한 혁명이었다.” 1960년대는 혁명적 시대였다. “가장 뜨겁고 순수했으며 치열했던” 시대였고, “역사상 거의 유일하게 청년이 시대의 주인이었던” 시대였다.

1960년대만큼 매력적인 시대는 찾기 어렵다. 게다가 “1960년대는 지금 우리의 현대를 열어준 관문이었다.” 민권과 자유, 평화, 환경, 여성주의 등 현대 사회의 기준점이 되는 수많은 아젠다가 1960년대에 무대에 올랐다. 그리고 이후 지금까지 50년의 세계사는 그 자장 안에서 전개됐다. 방향을 잃은 것 같은 2020년대의 세계에서 1960년대를 다시 들여다보는 것은 방향과 가치를 점검하고 길을 찾아가는 방법이 될 수 있다.

저자는 한국이 1960년대 세계가 집단적으로 경험한 혁명과 자유의 물결에 직접적으로 연결돼 있지 않았음에도 주목한다. 이 결여가 한국의 현대성을 형성하는데 한계가 되지 않았을까라는 질문도 던진다.

김남중 선임기자 n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