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12일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 대한 국정감사는 ‘종북’ 논란으로 파행을 거듭했다. 여야는 김문수 경사노위 위원장의 종북 발언을 두고 충돌했고, 결국 김 위원장이 국감장에서 퇴장 조치되는 해프닝까지 빚어졌다.
여야 갈등은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종북 세력이라고 표현했던 김 위원장의 지난해 4월 페이스북 글이 발단이 됐다. ‘민주당 국회의원 윤건영이 종북 본성을 드러내고 있다. 윤건영은 주사파 운동권 출신이다. 이들은 생각과 말과 행동으로 반미·반일 민족의 수령님께 충성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윤 의원은 국감에서 김 위원장에게 “(제가) 생각과 말과 행동으로 수령님께 충성하고 있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느냐”고 물었다. 김 위원장은 “그런 점도 있는 측면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에 민주당 의원들은 김 위원장에게 발언 취소와 즉각적인 사과를 요구했다. 위원회 차원의 고발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반면 국민의힘 의원들은 김 위원장의 발언을 막지 말라고 두둔하면서 장내에 소란이 일었다.
윤 의원은 “인격적 모독에 대한 분명한 사과가 있어야 한다. 피가 거꾸로 솟는 느낌”이라고 반발했다.
결국 전해철 환노위원장이 김 위원장 발언에 대해 “국회를 모욕하는 경우라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이어 김 위원장에 대한 후속 조치를 두고 간사 간 협의를 하라며 감사 중지를 선포했다.
여야 간사단이 협의 끝에 재개한 오후 감사에서 김 위원장은 “윤 의원께서 모욕감을 느끼실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제 언행을 더 신중하고 사려 깊게 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말했다.
하지만 민주당 의원들이 사과가 구체적이지 못하다고 재차 반발하며 감사는 다시 중단됐다. 노웅래 의원은 “구체적으로 사과해야 한다”며 “김 위원장은 한마디로 맛이 갔든지 제정신이 아니다”고 비난했다.
국민의힘은 김 위원장이 사과한 만큼 야당의 추가 공세는 부적절하다고 반박했다. 국민의힘 간사인 임이자 의원은 “본인이 사과했는데 뭘 더 사과하란 말인가”라고 반발했다. 이에 전 위원장은 또 한 번 감사 중지를 선언했다.
김 위원장은 감사가 재개되자 “제 SNS 글에 잘못된 부분이 있었다”며 “존경하는 윤건영 의원님이 지적하신 점을 제가 수용해 정중하게 사과드린다”고 재차 고개를 숙였다.
그러나 김 위원장이 문재인 전 대통령을 ‘김일성주의자’라고 평가하면서 여야는 다시 맞붙었다. 김 위원장은 전용기 민주당 의원의 ‘문 전 대통령을 종북 주사파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문 전 대통령은 신영복 선생을 가장 존경하는 사상가라고 했다”며 “신영복을 제일 존경한다면 확실하게 김일성주의자”라고 답했다.
이에 전 위원장은 오후 9시20분쯤 김 위원장을 퇴장시켰다. 그러자 국민의힘 의원들도 퇴장 조치에 항의하며 국감장을 나왔다.
구승은 기자 gugiz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