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건영 “제가 수령께 충성?”… 김문수 “그런 측면도 있다”

입력 2022-10-13 04:08
김문수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이 12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경사노위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12일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 대한 국정감사는 ‘종북’ 논란으로 파행을 거듭했다. 여야는 김문수 경사노위 위원장의 종북 발언을 두고 충돌했고, 결국 김 위원장이 국감장에서 퇴장 조치되는 해프닝까지 빚어졌다.

여야 갈등은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종북 세력이라고 표현했던 김 위원장의 지난해 4월 페이스북 글이 발단이 됐다. ‘민주당 국회의원 윤건영이 종북 본성을 드러내고 있다. 윤건영은 주사파 운동권 출신이다. 이들은 생각과 말과 행동으로 반미·반일 민족의 수령님께 충성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윤 의원은 국감에서 김 위원장에게 “(제가) 생각과 말과 행동으로 수령님께 충성하고 있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느냐”고 물었다. 김 위원장은 “그런 점도 있는 측면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에 민주당 의원들은 김 위원장에게 발언 취소와 즉각적인 사과를 요구했다. 위원회 차원의 고발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반면 국민의힘 의원들은 김 위원장의 발언을 막지 말라고 두둔하면서 장내에 소란이 일었다.

윤 의원은 “인격적 모독에 대한 분명한 사과가 있어야 한다. 피가 거꾸로 솟는 느낌”이라고 반발했다.

결국 전해철 환노위원장이 김 위원장 발언에 대해 “국회를 모욕하는 경우라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이어 김 위원장에 대한 후속 조치를 두고 간사 간 협의를 하라며 감사 중지를 선포했다.

여야 간사단이 협의 끝에 재개한 오후 감사에서 김 위원장은 “윤 의원께서 모욕감을 느끼실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제 언행을 더 신중하고 사려 깊게 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말했다.

하지만 민주당 의원들이 사과가 구체적이지 못하다고 재차 반발하며 감사는 다시 중단됐다. 노웅래 의원은 “구체적으로 사과해야 한다”며 “김 위원장은 한마디로 맛이 갔든지 제정신이 아니다”고 비난했다.

국민의힘은 김 위원장이 사과한 만큼 야당의 추가 공세는 부적절하다고 반박했다. 국민의힘 간사인 임이자 의원은 “본인이 사과했는데 뭘 더 사과하란 말인가”라고 반발했다. 이에 전 위원장은 또 한 번 감사 중지를 선언했다.

김 위원장은 감사가 재개되자 “제 SNS 글에 잘못된 부분이 있었다”며 “존경하는 윤건영 의원님이 지적하신 점을 제가 수용해 정중하게 사과드린다”고 재차 고개를 숙였다.

그러나 김 위원장이 문재인 전 대통령을 ‘김일성주의자’라고 평가하면서 여야는 다시 맞붙었다. 김 위원장은 전용기 민주당 의원의 ‘문 전 대통령을 종북 주사파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문 전 대통령은 신영복 선생을 가장 존경하는 사상가라고 했다”며 “신영복을 제일 존경한다면 확실하게 김일성주의자”라고 답했다.

이에 전 위원장은 오후 9시20분쯤 김 위원장을 퇴장시켰다. 그러자 국민의힘 의원들도 퇴장 조치에 항의하며 국감장을 나왔다.

구승은 기자 gugiz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