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P 금리 인상, 예상했던 수준… 금융시장 잠잠

입력 2022-10-13 04:07

한국은행이 12일 ‘빅스텝’(기준금리 0.5% 포인트 인상)을 단행했지만 금융시장은 잠잠했다. 한은의 이번 결정이 이미 예상된 수준인 탓에 시장에선 이를 불확실성 해소로 받아들인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경기 침체 그림자가 드리운 데다 한·미 금리 차 확대도 예상되는 만큼 낙관하기는 이르다는 지적이다.

이날 코스피는 10.40포인트(0.47%) 오른 2202.47로 거래를 마치며 지난 7일 이후 2거래일 만에 2200선을 회복했다. 외국인이 2384억원을 순매수해 지수를 끌어올렸다. 개인과 기관은 각각 1439억원, 1050억원을 팔아치웠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0.3원 내린 1424.9원을 기록했다. 한은의 빅스텝에 따라 유로, 위안화 등과 비교해 달러 대비 원화 약세가 다소 진정된 상황이 영향을 미쳤다.

한은의 빅스텝은 시장에서 불확실성 해소로 받아들여졌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의지 재확인, 국제통화기금(IMF)의 성장 전망 하향, 영국 금융시장 불안에 전날 미국 증시가 출렁였음에도 한국 증시에 끼치는 영향은 제한적이었다. 여기에 미 정부가 대중 반도체 장비 수출 규제와 관련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중국 현지 공장에 대해서는 1년 동안 허가 신청 없이 장비 수입을 허용했다는 소식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그러나 여전히 금융시장 불확실성은 크다. 박광남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 연준 기조 전환 관련 힌트는 제한적일 것”이라며 “별개로 각국 중앙은행들의 매파(통화 긴축 선호)적 조치에 따른 부작용이 점차 확인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미 금리 차 확대 가능성도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김명실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한은이 11월에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인상하고 미 연준이 11월 0.75% 포인트, 12월 0.5% 포인트 올린다고 가정하면 한·미 간 정책금리 격차가 확대돼 자본유출과 환율 측면에서 또다시 부담스러운 상황에 노출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임송수 기자 songst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