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코인, 서울시 국감 ‘불똥’… 성남FC 의혹도 제기

입력 2022-10-13 00:05
오세훈 서울시장이 12일 서울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 서울시 국정감사에서 의원들 질의에 답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서울시 국정감사에 박원순 전 시장 시절 유엔 제재를 피해 대북 코인 사업을 진행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성남FC 후원금 의혹과 관련된 희망살림도 도마 위에 올랐다. 서울시 국감이 ‘박원순·이재명 국감’이 된 셈이다. 오세훈 시장은 이 같은 의혹들을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조은희 국민의힘 의원은 12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 서울시 국감에서 “이더리움 개발자 버질 그리피스와 에리카 강 크립토서울 대표가 주고받은 이메일을 보면 박 전 시장과 이 대표가 북한에 이더리움 연구소·서버를 만드는 것에 관심 있었다는 내용이 있다”고 주장했다.

대북 코인사업은 그리피스가 2019년 평양에서 열린 ‘블록체인·암호화폐 회의’에 참여해 대북제재를 피해 가상화폐를 활용하는 방법을 소개했던 것을 뜻한다. 그리피스는 이 일로 미국에서 징역 63개월을 선고받았다. 앞서 서울시장과 성남시장이 이 사업에 관심을 보였다는 그리피스와 에리카 강의 이메일 내용은 지난 6일 법제사법위원회 국감에서 공개된 바 있다.

조 의원은 그리피스와 대화를 나눈 에리카 강이 대표로 있던 크립토서울이 서울창업허브 블록체인 협의체 기관으로 선정된 적이 있으며, 산업진흥원에서 1800만원의 지원금을 받은 적이 있다고도 공개했다.

그는 오 시장을 향해 “의혹이 사실이라면 이적행위다. 블록체인 업무를 수행하던 간부들과 어떤 논의를 했는지 자세히 확인해야 한다”며 “문제가 있으면 경찰이나 사법 당국의 조사도 요청해 달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5년간 남북협력기금 집행 금액이 2012~2016년과 비교해서 15배가 늘어났다면서 남북협력기금의 사용처 조사도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오 시장은 “현재 전임 시장 시절에 서울시가 어느 선에서 연루됐는지 사실관계를 아직 확인하지 못했다”며 “내용을 파악해보고 문제가 있다면 수사 요청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남북협력기금에 대해서도 “사업 전반에 대한 감사를 진행 중”이라며 “결과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국감에선 이재명 대표의 성남FC 후원금 의혹에 연루된 사단법인 희망살림(현 롤링주빌리)에 대한 문제도 다뤄졌다. 박성민 국민의힘 의원은 “빚탕감 운동을 하는 희망살림이 네이버로부터 40억원의 후원금을 받아서 성남FC에 39억원을 광고료로 지불했다”며 “후원금을 받으면 설립 목적에 맞는 곳에 사용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오 시장은 “누가 봐도 정상적으로 보기는 어렵다”며 “국감 이후에 좀 자세히 들여다보고 필요하면 감사도 하겠다”고 했다.

김이현 기자 2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