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현 상황·필요에 맞게 10년 공들인 역작

입력 2022-10-14 03:03

목회 현장에 계신 설교자 여러분은 어떤 주석을 사용하시나요. 이름만 대면 알 수 있는 저명 외국 저자의 주석들을 먼저 말씀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 지금까지 한국어로 번역되거나 저술된 좋은 주석 시리즈가 많이 출간돼 한국교회 강단에 큰 도움을 주었습니다. 그러나 번역 주석은 대체로 한국교회의 상황에 잘 맞지 않는다는 문제가 있고, 반면에 한국인이 집필한 주석 시리즈는 저자의 성향을 따르기 때문에 시리즈의 일관성을 놓친다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에 출간된 양용의 전 에스라성경대학원대 신약학 교수의 ‘한국성경주석 시리즈 마태복음’은 우리나라의 성경학자가 이 시대의 한국교회를 염두에 두고 그 상황과 필요에 맞는 성경주석을 집필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저술한 책입니다. 특히 이 주석은 목회자와 신학생 그리고 성경을 깊이 알고 싶어 하는 독자를 대상으로 삼기 때문에 지나친 논쟁이나 비평 방법을 활용하는 일은 되도록 자제하는 한편, 목회 현장의 관심과 필요에 따라 학문적 논의의 수준을 결정했습니다. 또 외국 문헌과 한국 문헌을 균형 있고 폭넓게 참조하면서 국내외 연구의 최신 흐름과 해석의 현황을 적절하게 보여주려 애썼습니다.

‘마태복음 주석’의 특징은 먼저 원문을 직접 번역해 본래의 뜻을 살려내고, 이어서 본문의 문맥과 주제 및 배경과 구조를 밝힘으로써 주해를 위한 터를 닦도록 독자를 안내합니다. 그리고 주해에 들어서면 단순한 단어 풀이나 문법 설명을 넘어 본문의 흐름을 제시해 본문이 말하려는 것을 설명하는 데 주력합니다. 마지막으로 주해의 끝에 메시지와 적용을 둔 것은 이 주석의 장점 가운데 하나입니다. 현장에서 활동하는 목회자들에게 설교를 위한 실제적인 도움을 주며, 성경을 공부하는 진지한 독자들에게 믿음의 삶을 가다듬을 수 있는 눈을 열어주기 때문입니다.

‘한국성경주석 시리즈’는 10년이라는 시간을 들인 장기 프로젝트입니다. 꼼꼼하고 분명한 집필 원칙을 세워 모든 시리즈의 퀄리티를 일정한 수준으로 유지하기 위해 노력했고, 한국의 강단을 이해하는 우리나라의 성경학자가 이 시대 한국교회를 염두에 두고 그 상황과 필요에 맞는 성경주석을 집필하고자 노력했습니다. 본문의 바른 의미와 적용을 고민하는 신실한 설교자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이 가운데 ‘마태복음 주석’은 양 교수가 오랜 시간 동안 마태복음 연구에 심혈을 기울여 집필한 필생의 역작입니다. 부디 이 주석이 한국교회 현장 목회자 여러분의 강단에 은혜를 더하는 귀한 도구로 사용되기를 소망합니다.

조병수 합동신학대학원대 명예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