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회통합과 구조개혁에 대한민국 미래 달렸다

입력 2022-10-13 04:01
12일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 빌딩 컨벤션홀에서 대한민국, 길을 묻다 : 도전과 전환을 주제로 열린 ‘2022 국민미래포럼’에 참석한 내빈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지훈기자

대한민국이 걸어온 길은 눈부셨다. 6·25의 폐허를 딛고 일어섰고 군사독재를 피플파워로 종식시켰으며 외환위기 국난을 극복했다. 산업화와 민주화의 조화 속에 선진국의 지위를 얻었고 손꼽히는 제조업의 명성에 문화로 세계를 반하게 한 소프트파워까지 더했다. 자부심을 갖기에 충분하다. 하지만 2022년 우리는 지금까지의 성공에 안주해선 안 되는 냉혹한 현실을 마주하고 있다. 코로나에 이은 신냉전시대, 미국과 중국의 격화되는 패권 경쟁, 북핵 위기는 경제와 안보 면에서 한국의 입지를 좁히고 있다. 둔화하는 잠재성장률, 가파른 저출산 고령화는 한국 경제의 고민거리다. 새로운 시대에 새로운 길을 찾아 나서야 하는 또 다른 도전이 놓여 있다.

12일 열린 국민일보 미래포럼 ‘대한민국 길을 묻다: 도전과 전환’은 한국의 현실과 과제에 대한 분석과 대안을 제시한 자리였다. 참석자들은 구조개혁과 사회통합에 한국의 미래가 달려 있다고 입을 모았다. 대한민국이 반드시 가야 할 길이라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축사에서 “민간이 새로운 시장에 도전할 수 있도록 낡고 불합리한 규제를 과감하게 혁파해 나가겠다”고 역설했다. 기조강연에 나선 박재완 한반도선진화재단 이사장은 “한국의 저성장 국면을 살릴 정공법은 구조개혁뿐”이라고 못박았다. 하지만 한국 경제에 구조개혁이 중요하다는 얘기는 수없이 나왔다. 답은 아는데 실천을 하지 못한 것이다. 사회 갈등과 불신 때문이다.

김종석 한국뉴욕주립대 석좌교수는 주제발표를 통해 “사회의 분열과 갈등이 지속 성장을 위협하고 있다”며 제도와 공동체에 대한 신뢰 회복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타다’를 예로 들었다. 2020년 당시 여당 의원이었던 김 교수는 “남들은 타다 하나 허용 못하느냐고 하지만 이를 막으려 분신한 택시 기사만 4명이나 됐다. 이를 본 의원들은 타다 금지법에 반대하기 어려웠다”고 언급했다. 이해당사자에 대한 설득과 사회통합 없이 노동, 기업, 공공부문 개혁은 한 발짝도 나갈 수 없다. 매듭은 정치에서 풀어야 한다. 박 이사장은 헌법에 나와 있는 ‘국가원로자문회의’나 국회 규정에 있는 ‘중진협의회’ 등 사문화된 조항을 살려볼 것을 제안했다. 대통령과 여야, 원로 정치인들이 정례적으로 만나 국가의 비전에 대해 논하자는 것인데 적극 참조할 만하다. 진영을 갈랐던 정치가 소통과 이해에 솔선수범하면 변화가 빨라질 수 있다. 대한민국이 멈춰서느냐 나아가느냐는 사회통합에 달렸다고 봐야 한다.